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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외톨이처럼 혼자 걸어가려 하지 마세요!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09 조회수646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람에게 있어, 견디지 못할 일이 있다면,
모욕과 소외감 그리고 그로인해,

찾아드는 깊은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한국에서 학교다닐적에는,

왕따라는 말이 생겨나기 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을 쓰지 않았을뿐이지,

늘상 한반에 한명씩은 외톨이가 있었습니다.

 

반친구들 중에, 주도하기 좋아하는 친구 하나가,

누군가를 따돌리기 시작하면,

나머지 친구들도 별다른 이유없이, 동요하게 됩니다.

 

저희반에도 그런친구가 한명 있었는데요,

여학생이었는데, 그친구는 특별했던 친구였습니다.

외톨이 였음에도, 당당했던 친구이지요.

그런데,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그친구의 작은 뒷모습이 마음 아팠습니다.

모두들 삼삼오오 짝을지워 도시락을 먹을때에,

그친구만 혼자 책상을 보며 밥을 먹었습니다.

 

반 친구들은 오히려 그게 마땅하다는 듯,

눈길 한번 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은 그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싶었지만,

어린 제게도 용기가 필요했었습니다.

어느날 용기를 내어, 저와 함께 도시락을 먹던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면서...

제 친구들도, 참 착한 아이들이었는데도,

단번에 거절을 하더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제가 그친구에게 갔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친구의 말동무도 되어주고,

함께 식사동무가 되어 주었습니다.

 

저와 그친구가 도시락을 먹을때,

반 친구들은, 우리를 보며 저마다 웅성웅성 거렸었지요...

며칠동안이었지만, 그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오히려 그 친구를 통해 제가 배우고, 제가 많이 얻었습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며, 가장 후회가 되는 일이 있다면,

그친구를 외톨이라는 어둠 밖으로 끌어내어 주지 못했었다는 것 입니다.

제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제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친구를 보호했더라면,

그친구에게 사랑의 빛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을,

어리석고, 보잘것 없는 제 작은 이기심에 그 친구를 그만 놓아 버렸지 뭐예요.

 

그 친구를 생각하며, 예수님을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도 돌아가시던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에게, 이 세상전체에게 버림을 받으신 외톨이 중에 외톨이 셨습니다.

그 고통과, 모욕 그리고 깊은 외로움을 어찌 다 기워 갚아 드릴수 있을까요.

저라면, 결코 용서하지 못하였을 일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용서하신다 하십니다.

용서하시기 위해, 그 일을 다 참고 겪어 내셨다 하십니다.

당신의 길을 따라나서는 우리들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하십니다.

자꾸만 넘어지고, 옆길로 빗겨 나가도,

내가 주님의 길을 간절히 원해준다면,

주님께서 항상 내손 잡아 일으켜주시겠다 하십니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네 몸의 소생들이 모래알 처럼 많았을 것을.

 그들의 이름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았을 것을."

 (이사야 48:17~19)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마태오 11:17)

 

오늘 제1독서와 복음 말씀은 안타까운 하느님의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씀속에 원망석인 안타까움을 드러내십니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실망하여, 한탄하는 심정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너를 위해서 였는데, 너는 왜 엄마마음을 몰라주니..."

하며 눈물흘리시는, 가슴아픈 부모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당신께로 이를 수 있는지,

어떻게 이 세상에서 참된 평화와 행복속에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억지로 우리를 끌어다가 행복안에 놓아주시지는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찾아와 주기를 바라십니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계실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십자가 없이는, 주님과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십자가의 고통을, 우리를 사랑하시는 놀라운,

사랑의 힘으로 이겨내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주님께서 다시한번 우리의 십자가를,

놀라운 사랑의 힘으로 함께 해주시겠다 청하십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더이상 우리에게 고통의 십자가가 아닌, 사랑의 십자가 입니다.

 

외톨이처럼 혼자 걸어가려 하시지 마세요.

무거운 십자가를 혼자 짊어지려 하시지 마세요.

주님께서 기꺼이 함께 짊어져 주시겠다 청하십니다.

주님께서 가는 길 쓸쓸하지 않게, 말동무 해주시겠다 청하십니다.

거절하지 말고, 함께 기꺼이 나누어드리세요.

그것이 주님을 위한 길 입니다.

주님께서는 분명, 이리 말씀하실 것 입니다.

 

"내가 너에게 피리를 불어주었더니, 너는 날보며, 춤을 추어 주는구나.

 내가 가는길 힘들어 쓰러졌더니, 네가 나를 일으켜 주는구나.

 이제 내가 너를 기억하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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