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눔]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 세월의 흐름은 마음을 흐트러뜨리고..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0 조회수694 추천수11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치매 걸리신 우리 귀여운 엄마랑 떨어져 산지도 벌써 일년을 넘겼고 넉달을 더 해갑니다.

    자주 자주 전화를 드려 목소리라도 들으려고 하면 우리 귀여운 엄마는
    들리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여보세요~~ " 소리만 하시는데,
    어쩌다 막내 딸 낙양이란 이름이 귀에 익은 듯 아는척도 하시지만
    어느새 잘 안들린다는 소리와 목소리가 멀어져 갑니다.

    늘 마음의 빚을 진 듯이 엄마생각을 하면 묵직한 그 무엇이 나를 누르고만 있습니다.
    얼른 모시고 오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으면서도 지난 여름 한국에 가느라
    모시지 못하였고, 요번 겨울엔 자식놈의 결혼식때문에 한국에 가야하니까
    또 모시고 오지 못하였습니다.

    하루하루 날이 지나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기억을 잃으시는 우리 귀여운 엄마가
    특별한 일이 없으시면 열흘안에 언니와 함께 우리 집으로 오실 예정입니다.

    밤이면 어느 늙은이가 눈을 째려 보면서 당신이 가는데로 꼭 따라 다니기 때문에
    무서워서 화장실을 가실 수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꼈습니다.

    눈물이 핑 돌며 걱정이 되었습니다. 화장실 가실 적에 잠간의 순간이라도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그 후 저는 언니한테 엄마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눈물을 흘리다 말고
    푸하하~~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미국집이 다 그렇듯이 방안에 화장실이 있고 한쪽 벽은 제물장이 붙어있는데
    언니네 아파트엔 제물장 문짝이 거울로 되어있읍니다.

    주무실적에 촉수가 약한 불을 켜 놓는 관계로 어스름 한 방안에 나타난  
    엄마를 째려 본다는 늙은이는  바로 우리 치매걸리신 귀여운 울 엄마의
    반사된 모습이었습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순식간에 감사의 기도가 나왔습니다.
    당신의 모습이 비추인 것을 모르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터무니 없는
    환상이 아니기에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흐르는 세월은 신동이란 소리를 들으셨던 총명함도 이렇게 마구 흐트러뜨립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치매 걸리신 귀여운 울 엄마!!
    이렇게 제게 웃음보를 선사해 주시니 더욱 귀엽기만 합니다.

    그까짓 것 당신의 비추인 모습이란 걸 판단을 못하시면 어떻습니까?
    금방 잊어버리시고 또 어느 늙은이가 따라 온다고 하실텐데
    우리 집엔 거울문짝이 아니니 다행입니다.

    사랑하는 엄마!
    어서 오시어 저랑 재미난 날들을 함께 해 주세요..
    앞으로도 이렇게 제게 웃음보를 터뜨리게 해 주세요..
    언제까지고 엄마의 곁을 지켜 드릴테니 무서워 하지 말아 주세요.

    엄마를 사랑해요~~ 오래 오래 사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 메세지 보내 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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