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주 만물의 신성함
작성자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2 조회수968 추천수2 반대(0)
 

옛날에 어떤 성자가 무아지경에 빠졌는데, 모두 그가 미쳤다고 여겼다. 어느 날 성자가 마을에서 음식을 얻어다 길가에 앉아서 먹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다가와 침을 흘리며 쳐다보았다. 그러자 성자는 개에게 음식을 먹이기 시작했다. 한 입은 자기가 먹고 다른 한 입은 개에게 주면서, 마치 오랜 친구들처럼 음식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이윽고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이 기이한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성자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정신 나간 사람에게 무얼 더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개와 사람도 구분하지 못하다니!”

성자는 대답했다.

“왜 비웃소? 당신은 신이 신 곁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이지 않소? 신이 음식을 먹이고 신이 음식을 받아먹고 있소, 그렇거늘 왜 비웃소? 오- 신이시여!”

-안토니 드멜로의  개구리의 기도 중에서 -

 

집단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입니다.

주일 예배에 참석한 후 월요일에는 백악관에서 예수의 가르침에 의하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의견에 찬성하는 결정이 나오는가 하면, 자기 생일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물처럼 쓰는 국왕들이 있습니.

 

하룻밤 사이에 술집에서 유흥비로 수천만 원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수십 채의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이 집이 잘 안 팔린다며 고민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반 이상의 사람들이 자기 집이 없고 하루에 한 끼니조차 먹기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세상을 예사롭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면서 자기 이웃 안에 깃들어 있는 신성함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삶의 기준이나 가치는 이웃이나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거나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목말라 하는 사람과 굶주린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 따듯함이 사람은 물론 모든 피조물과 자연에게까지 나누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모든 것 안에서 이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신성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 될 테니 말입니다. 우리 안에서부터 시작해 우리 주변은 물론 세상의 어떤 것도 신성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세상 만물 모든 것은 신성합니다.

 

<배형진․야고보 신부/말씀의선교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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