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독선
작성자장병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2 조회수814 추천수2 반대(0) 신고
주님은 더욱 커지셔야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요한 3,30)
예수님, 저는 예수님께 의탁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모든 성인들과 천사들의 기도와 선행도 한 대의 미사와 비교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저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 저의 전부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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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


자기만 옳고 남은 다 틀렸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그런 사람
을 가리켜 독선적이다, 라고 말합니다.
한 독선적인 철학자가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 아리스토텔레스가 나타났
습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요구했습니다.
"당신의 철학을 간단히 요약해서 설명해주시오." 그러자 아리스토텔레스
는 자신의 그 방대한 철학을 15분 동안에 간단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철학자가 그 이론에 대해 반박하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무 말도
못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플라톤
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플라톤에게도 당신 철학을 설명해보라고 요구했
습니다. 그런데 플라톤도 그의 반박 한 마디에 얼굴을 붉히며 사라졌습
니다.  "내가 저 대철학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혹시 잠에서
깨면 그들에게 내가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잊어버릴 지도 몰라" 이렇게
생각한 철학자는 단호하게 잠에서 깨어 책상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을 꼼짝 못하게 한 자신의 반론
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간밤의 놀라
운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책상 위에 놓인 노트를 펼쳐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어 있었습니다. "그건 니 생각일 뿐이야."

그건 니 생각일 뿐이야, 무서운 말입니다. 스스로 옳다고 자부하는 사람.
그에게는 어떤 좋은 말을 갖다 대도, 설득시킬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틀릴 때가 많다는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이 많고 계속 배워야한다는 사실
을 그는 도무지 인정할 줄 모릅니다. 여러분은 살아오시면서, 그런 사람
들을 많이 만나셨을테지요. 그리고 지금 머릿속에는 그중 한두 사람의
얼굴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여러분께 "바로 당신이 그 독선적인 사람입니다." 라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아마 대부분 "내가 왜? 저런 독선적인
신부 봤나?" 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좋지 않게 말하는데, '그래 맞아,
나는 독선적이야' 하고 인정하실 분은 아마 아무도 안 계실겁니다.
사실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가 꼭 그와 같았습니다. 자신은 모든 면에
서 강탈하는 자나 불의한 자나 간음하는 자 따위의 인간과는 같지 않으
며 세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앞에서도 마치 자신은 죄라고는 안짓고 사는 것처럼 자신
만만했습니다. 그래서 죄인을 회개시키려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 돌아
오기만 하면 어떤 죄도 다 용서해주시는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그는
배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바리사이를 욕할 수만은 없습니다. 자기를 높일지언정, 결코
낮아지고 싶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낮추어지는걸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니 저를 자주 무시해주세요",
하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정말 겸손해지고 남보다 아래 있기
를 좋아하고 싶어도,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내 병을 알지만
고칠 약이 없습니다. 고쳐야지 해도, 결심은 아침 안개처럼 이내 사라집
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힘으로는 안되는 이 일을, 하느님이
도와주십니다. 우리를 잡아 찢고 때린 다음 싸매주시고 아물게 해주십니
다. 이렇게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원하지 않지만 유혹, 고통,
시련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님께로 돌아가면 우리는
의롭게 되고 은총의 단비가 내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통의 순간마다 하느님 앞에서 가슴을 치며 "하느님, 이 죄인
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오늘 의롭게 되어 집으
로 돌아간 복음의 세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베네딕토 요셉수도원 최종근)


( http://예수.kr  ,  http://www.catholic.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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