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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가 뭔데, 내 마누라에게 큰 소리냐?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2 조회수873 추천수5 반대(0) 신고

 

 

              네가 뭔데, 내 마누라에게 큰 소리냐?

 

 

 

엄마하고 딸이 심하게 말다툼 하고 있었습니다.

말다툼은 생각 외로 오래됐고, 딸이 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엄마에게 심하게 반항을 하자, 참다못한 아빠가 와서 딸에게 한마디 합니다.

‘야, 임마! 네가 뭔데, 나도 사랑스러워 함부로 대하지 않는 내 마누라에게 큰소리치면서 그렇게 대드냐?’ 라고 말하자, 아빠 말을 들은 딸이 엄마에게 더 이상 말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엄마에게 심하게 반항하거나, 말다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말은 듣고는, 어릴 적에 부모님의 모습을 연상되며, ‘제주도에도 이런 아빠가 있었구나.’... 생각하며 놀랐습니다.^^)


복음에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합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요?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예수님께서 3년 이라는 공생활동안 하신일을 생각해 봅니다.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후에,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합니다.

그런후에,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과 함께 다니시며, 병자를 고쳐주고, 사람들의 죄를 사해주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사람들의 겉 모습을 보고 대하는 분이 아니라, 그 속마음을 보고 측은해 하시는 분이기에, 배고픈 군중들을... 목자 없이 방황하는 양처럼 대해 주시며, 빵의 기적을 베풀어 배불려 주시는 분입니다.


이런 활동이 거의 대부분의 삶이요, 가끔 헤로데를 ‘여우같다’고 꾸짖고, ‘바리사이파들과 율법학자들의 누룩을 조심하라’며, 그들의 위선과 잘못을 질책하셨습니다.

곧,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비난당할 만한 일은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이, 아니 거의 모든 삶이 남을 도와주며 봉사하고, 위로하며 함께 울어주고, 측은해 하며 그 마음을 들어내셨습니다.


때문에,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질문을 뒤집어 본다면, 이는 이런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이 뭔데, 무슨 권한으로, 병자를 고쳐주며 위로해주고, 사람들을 측은히여기며 기적을 행사하고, 죄를 사해주며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요?’


이러한 질문은 예수님의 말과 삶이 큰 잘못이기 보다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백성을 선동하기 보다는... 예수님의 행동에서 자신들의 그릇된 모습이, 삶이, 죄악하나하나가 다 환하게 드러나게 되자, 이를 감추기 위해, 더 이상 부끄러움과 죄를 보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말하며 반대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실상,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곧 사람들을 위로하고, 병자를 고쳐주며 죄를 사해주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기적을 체험하게 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들에게 분명 하느님께 받은 권한이 있었음에도, 이를 올바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권한을 더욱더 드려내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자신들의 잇속과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사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과 행동으로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시기에, 부끄러움에 그리고 그 치부를 숨기기 위해 예수님을 반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떠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아버지, 어머니로서의 권한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상사로서의 권한과 사회에서 어른으로서의 권한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레지오 단장으로서의 권한, 사목회 임원으로서의 권한, 구역장으로서의 권한, 그리고 성직자 수도자로서의 권한이 있습니다.

그 권한은 우리가 하느님과 교회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입니다.

이에 단순하게 자신이 지니고 있으라고 내려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자신이 명예욕과 권력을, 잇속만을 채우기 위해 주시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돌보아주고, 치유해 주기 위해 받은 권한입니다.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을 전해주며, 그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해 받은 권한입니다.


하느님께 받은 권한을 잘 사용했으면 합니다.

비록, 잘 사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들의 잘못을... 직무유기를 보여 주기 위해 자신들의 권한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네가 뭔데? 무슨 권한으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말하는 수석 사제나 백성의 원로들처럼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이미 행동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마음과 생각으로라도 예수님을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했으면 합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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