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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회의 대화 축제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3 조회수800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그는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마태오 복음 21 29

 

 

10년이 넘게 신앙에 대한 의혹과 불신 속에서 교회를 떠나 있던 성자 샤를르 드 푸코는 종교에 대한 배움을 받으러 생오귀스탱 성당으로 위블랭 신부를 만나러 갔다. 종교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를 원하는 푸코에게 신부님은 고해성사할 것을 강요한다.

 

푸코는 자유롭게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고, 무릎을 꿇고 지금까지의 생활을 숨김 없이 모두 고해했다. 그가 몸을 일으켰을 때는 그리스도의 피로써 모든 죄의 사함을 받았을 뿐아니라 한 번도 잊어 버린 일이 없는 듯한, 강하고 확고한 신앙을 다시 찾았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교회에서 행하는 참회 예식인 고해성사는 죄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큰 축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신자들 사이에는 고해 성사가 형식적이고 불편한 예식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성서학자이신 마르티니 신부님께서는 짤막하게 또 후딱 해치우는 식의 고해 성사가 부담이 되면 차라리 성사를 길게, 침착한 심경으로 참회의 대화를 하라는 역설적인 이론을 펴신다.

 

고해 사제는 하느님의 대리인으로 고해소에 앉아 있고 담화는 함께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그 순간에 느끼는 나 자신의 모습을 기도중에 그대로 말씀드린다.

 

이 담화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째는 찬미의 고백으로서 이 때 내가 지은 죄를 말씀드리는 것이 거북하고 힘들다면 나의 선행을 먼저 말씀드리라고 한다.

 

예를 들면, “주여, 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러이러한 일을 이룰 수 있었고 누구와 좀더 가까워질수 있었고 제 마음이 지금은 더 편안하며, 이러 저러한 어려움을 이겨내었고 전보다 기도를 잘 바칠 수 있었다고 말이다.

 

하느님 안전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그대로 내 기쁨이 되어 하느님이 내게 보여 주신 사랑과 자비와 평화를 두고 감사드린다는 것이다.

 

이런 심경에서 자연스레 생활의 고백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이 때에도 형상이 뚜렷한 죄를 조사해내어 열거하느니보다 하느님 앞에서 무엇이 내게 거북스럽고 무엇이 내 마음에 안드는지 말씀드리란다.

 

예를 들면, “누구와 솔직하게 말을 하지 못 하여 마음이 아프고, 어느 모임과는 관계가 정상이 아니고,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며, 기도를 잘 드릴 수 없어서 안타깝고, 육감적인 것, 나도 바라지 않는 정욕, 나를 혼란케하는 상상에 시달리어 괴롭다고 말함으로써 특정한 죄목을 하나도 입에 올리지 않았으나 주님 앞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그 분이 나를 낫게 하시기를 바래라는 것이다.

 

나에게 세례를 베푸신 교회의 권능에 다시 한번 더 이 몸을 거두어 주십사 비는 그 행동만으로 기쁨과 평안을 준다는 것이다.

 

다소 고해가 길어지겠지만 하느님께 나아가는 뜻깊은 일이므로 사제나 신자가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길이라고 한다.

 

일 년에 두 번 의무적으로 판공 성사만 해 오던 나였다. 골똘히 간추린 몇 가지 죄목을 간결하게 형식적으로 말씀드리고 나면 의무를 다 했다는 안도감은 생기지만 내 생활의 변화된 면목은 찾기 힘들었다.

 

지난 주일 판공성사를 보면서 내가 이러 이러하게 신앙 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연스레 불편한 마음을 고백한, 여늬 때와는 다른 고백성사가 날 기쁘게 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수 십년간 고백 성사를 아주 불편한 그러나 해야되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난 내가 싫었으나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나간 포도원 맏아들처럼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점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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