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5 대림 제3주간 목요일
                                                
이사54,1-10 루가7,24-30

"하느님과의 우정(友情)"

죽마고우(竹馬故友)같은 친구는 못되더라도,
언제나 스스럼없이 찾아가 속내를 털어낼 수 있는 마음 편한 친구는 있습니까?

얼마 전,

50년 동안 친구로 지낸다는 분들을 뵙고 참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하느님 주신 최고의 선물이 친구일 것이고,

진정한 친구 하나만 있어도 그 인생 무조건 성공입니다.

또 참된 우정만큼 아름답고 깨끗한 사랑도 없을 것입니다.
부부 관계나 주님과 수도자 간의 관계가
연정과 우정이 하나 된

연인이자 친구의 관계라면 참 이상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우정이 얼마나 깊고 아름답습니까?
진정 서로의 진가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게 친구입니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루가7,26)...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가7,28b)”

요한을 극찬하는 예수님에게서 요한에 대한 무한한 존중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예수님께 대한 요한의 겸손은 얼마나 깊습니까?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 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루가7,27)”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3,30).”

얼마나 서로의 진가를 알아보고 인정하고 있는지요!
서로 간의 존중과 사랑이 참 깊은 진정한 친구들입니다.

하느님 향해 함께 가는 영원한 도반,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입니다.
고단하고 힘든 인생 여정에서 좋은 도반의 친구보다 복된 선물 없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은 친구, 좋은 우정을 지닐 수 있을까요?
하느님과의 우정을 깊이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워질수록 저절로 깊어지는 서로간의 우정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사람들,
모두가 하느님의 벗들로 하느님과의 우정도 한없이 깊었습니다.

은혜로운 성경 두 구절을 인용합니다.

“너희는 너희 조상 아브라함이

유혹을 겪고 많은 환난을 통해 정화되어

하느님의 벗이 되었음을 기억하라(유딧  ).”

“내가 명한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 부르지 않고 벗이라 부르겠다(요한15,14-15ㄱ)."

‘하느님의 벗’인 아브라함,

‘주님의 벗’인 우리들,

얼마나 고무적인 표현인지요!

하느님과의 깊은 우정일 때 인간 상호간의 깊은 우정입니다.
“산들이 밀려나고 언덕들이 흔들린다 하여도,

나의 자애는 너에게서 밀려나지 않고,
내 평화의 계약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이사54,10)”

이런 신실하고 자애로우신 하느님과의 우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이 은혜로운 미사시간,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며

우리 모두 ‘하느님의 벗’임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