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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려했던 불꽃축제가 끝나고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16 조회수929 추천수10 반대(0) 신고
12월 16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요한 5장 33-36절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화려했던 불꽃축제가 끝나고>


지난여름 아이들과 한 유명 해수욕장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해변을 거닐었습니다. 해변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밤새도록 벌인 ‘광란의 밤’으로 해변은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발에 차이는 많은 소주병이며, 음식 찌꺼기며...그리고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수많은 폭죽의 잔해들이었습니다. 새벽까지 계속된 불꽃놀이의 잔해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었습니다.


불꽃놀이,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잠깐 동안이지만 다양한 유형의 불꽃들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광경, 젊은이들의 환호소리, 그 누구라도 동심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화려했던 불꽃 축제가 끝나고 그 잔해들을 바라보니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젊은 날은, 축제는, 파티는 너무도 빨리 끝난다는 것이 특징인 듯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이렇게 증언하십니다.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려고 하였다.”


그렇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생애는 활활 타올랐습니다. 환하게 빛을 발했습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 마디로 대단했습니다. 위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비교했을 때, 세례자 요한의 불길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빛의 강도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례자 요한의 불꽃은 예수님과 비교했을 때 정녕 한 순간, ‘찰라’, ‘눈 깜빡할 사이’였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단 한 번도 꺼지지 않는 불꽃이었습니다. 한때 화려했지만, 그 다음날 쓸쓸하고 허전한 잔해를 바라봐야 하는 우리 인간의 불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가 싱싱한 젊음을 자랑합니다. 우리의 건강함 앞에 뿌듯해합니다. 우리의 무한한 능력에, 천부적인 재질에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머지않아 우리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젊음도 지나갑니다. 인생도 점점 소멸됩니다. 언제까지 건강이 지속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지혜는 역시 유한합니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떠나갑니다.


결국 주님만이 영원하십니다. 그분만이 영원히 싱싱하십시다. 그분의 불꽃만이 영원히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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