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부엌에 던져주신 볏짚
홀어머니를 모시고 단칸방에서 살 때였어요.
연탄도 때고 나무도 때는 이중부엌이었지요.
하지만 연탄값도 만만치 않았고, 도시 변두리인 데다
주위에 산이 없어 땔감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겨울엔 윗목에 떠다놓은 물이 얼 정도로 방이 추웠어요.
농사를 짓던 주인집 아저씨가 볏짚을 리어카에 싣고 와서는
단칸방 부엌에 볏짚 몇 단을 말없이 던져놓고 가셨어요.
덕분에 우리 부엌에는 볏짚이 떨어질 날이 없었어요.
어쩌다 주인집 안방에 들어가면 저희 방처럼 아랫목만 조금 따뜻했어요.
겨우내내 철철 끓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저희 집과 온기를 나누셨던 것이지요.
그러다 월세 단칸방에서 결혼을 했어요. 하지만 막막했어요. 한 방에서 홀어머니를 모셔야 했기 때문이에요. 그때 주인집 아저씨가 자기 막내딸과 어머니가 한 방에서 지낼 수 있게 해 주셨어요.
글:사랑수 사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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