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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고 소박한 것의 가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0 조회수863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고 소박한 것의 가치

 

 

                           

      

한탕주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의 시도로 큰 재물을 얻거나 크게 성공하려는 태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서, 작고 조그마한 것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려하기 보다는, 큰 거 한방, 인생 역전이라는 대박을 꿈꾸며, 복권이나, 투기, 놀음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작 한탕주의라는 말을 자주 듣고, 쓰지만, 제가 아직 인생을 덜 살아봐서인지, 아직까지 한탕주의로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직접 보지 못했습니다.(로또에 당첨되어 대박을 이룬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다들 숨어버리거나, 이민을 가버렸습니다.^^)


어쩌면, 한탕주의라는 말이 있고, 이를 이루려하지만, 이런 특별하고 대단한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삶이 작고 조그마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크고 중요한 일은 일생에서 몇 번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작고 소박한 일들이 모여 우리 삶을.. 일생을 이루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의미를 두고 소중히 여기며 해야 할 일은 크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 매일 일상에서 체험되는 작고 조그마한 일들입니다.

이렇게 우리 삶이 작고 조그마한 것들로 이루어져 잇기에, 예수님께서도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입니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너는 착하고 슬기로운 종이구나”


그렇습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작고 조그마한 것을 소홀히 여기면서 결코 크고 중요한 일을 잘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작고 소박한 것은 불평, 불만으로 행하거나, 올바로 대답하지 않으면서, 결코 중요한 일에 ‘네’ 라고 기쁘게 응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늘, 작은 일에 의미와 중요한 가치를 두고 행해야, 어쩌다 한번 다가오는 큰일에도 기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주님의 말씀하시는 음성에 ‘네’ 라고 응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에, 천사의 말씀에 “네” 라고 응답한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해 봅니다.

성모님 역시, 매일 일상에서 체험되는 작고 소박한 것에 의미를 두고 충실했기에, 천사의 말에 ‘네’ 라고 응답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늘,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늘 삶 안에서 하느님께 ‘네’ 라고 응답하며 살아갔기에,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제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응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달란트 비유의 중실한 종처럼, 복음의 성모님처럼, 크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일에... 하찮고 귀찮은 일이여서 남들이 잘 하지 않으려는 일에 충실하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어제 본당 판공성사가 있어, 이를 위해 봉사하신 분들이 그렇습니다.

낮부터 성당에 와서 신부님과 신자 분들의 의자를 준비하고, 하찮은 일에 충실한 청년들... 다림질과 음식준비와 예쁜 식탁을 위해 수고해 주신 성모회와 데레사회 자매님들... 신부님들의 영대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시고, 손수 초를 깎으시며 많은 수고를 해주신 수녀님들...

이분들의 그런 모습은, 그러한 삶의 자세는... 크고, 중요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하려하는 저와는 달리, 작고 소박한 것에 의미를 두고 소중히 여기는 모습입니다.

진정, 좋고, 즐겁고, 쉬운 일만을 찾으려는... 한탕주의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우리 삶은 작고 소박하고, 귀찮고 싫은 일로 이루어진 여정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일상적인 것 보다는 특별하고, 가끔 있는 일에,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모님의 “네” 라는 응답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응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별한 삶과 일을 꿈꾸며 찾다가 이루어진 응답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일에, 매일 체험되는 일상 안에서 ‘네’ 라고 응답하며 살아갔기에, 가능한 응답입니다.


우리 역시, 크고 쉽고 즐거운 일에만 기쁜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고 조그마한 일에,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그런 하찮은 일에 의미와 기쁨을 두며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며 충실히 살아갈 때, 우리도 주님께서 칭찬한 작은 일에 충실한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요, 주님의 음성에 언제라도 “네” 하고 응답하며 살아가는 모습일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성모님의 응답이 바로, 우리의 응답이요, 목요일 복음에서 알려주는 성모님의 ‘마니핏캇’이 우리가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올려드리는 우리의 ‘마니핏캇’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하얀 성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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