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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늘 깊은 우물속에서, 홀로 주님을 바라보아왔습니다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1 조회수836 추천수5 반대(0) 신고

얼마전에 한 자매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있습니다.

참신앙인은, 자꾸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하시며,

혼자 갇혀있는 신앙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것이고,

스스로를 교만하게 할뿐 이라고 말입니다.

그것을 위해, 나와 다른 색깔을 가진 사람들과도,

똑같은 사랑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당하신 말씀 분명하지만,

제게는 이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 중 하나입니다.

저와 다른 색깔의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제게는 너무 힘이 들때가 많습니다.

머리로는 이해 하려 애씁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달란트를 주셨으며,

 그에따라 성격도, 해야할 일도 다 다른것이고,

 그래서 저사람도, 나도 하느님 보시기에는 모두 같을 것이다."

라며 받아들이려 무척 애를 써보지만,

결국, 제 가슴으로는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 대면하기 부담스러운 사람.

그사람과의 만남을 앞두면 괜시리 걱정부터 앞서는 일도 있고,

또다시 부담스러운 일로 엮이게 될때,

짜증부터 나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화가 치밀어오를 일이 생겨버곤 합니다.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닌것을,

그때 그당시에는 왜그리도 좁은 내 속만 채우려 하는 것 인지...

저는 늘 이런 후회를 일삼으며 반복하곤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누군가로 인해 내가 바라는 것과 상황이 다르게 돌아갈때,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끓어나오는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 이기심의 밑바닥을 보게 됩니다.

제 교만이 맺어준 그 잘난 악의 열매가 제 속에 주렁주렁 매달려 버립니다.

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자책감에 시달리게 합니다.

 

사랑으로 모든것을 수용하며,

겸손으로 굳게 믿으며,

순명으로 오직 "네!" 하시었던, 성모님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모님께서 바라셨던 신앙과 믿음의 열매는,

어쩌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처녀의 몸으로 어린나이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모습은,

성모님께서 바라셨던 일들과는 너무 다른,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이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저처럼 실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사랑으로, 겸손으로, 믿음으로 그리고 순명하심으로 그대로 받아들이십니다.

 

오늘 복음서에서는,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말씀하십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분!"'

  (루가 1:41~45)

 

눈물날만큼 수정처럼 맑고, 눈처럼 흰 성모님의 맑고 깨끗한 성심이 느껴집니다.

내 계획과 내 뜻에 맞지 않다고 해서, 쉽게 짜증을 내던 제 모습이 바닥이라면,

어머니의 티없으신 성심은 제가 감히 올려다 볼수도 없는 저 하늘 끝에 계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그 믿음 하나가,

하느님의 계획을 순탄히 이루어 드릴수 있던 발판이 되셨습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의 만남 자체가 그리 반가운 만남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두사람은 각기 꿈을 꾸고 있듯 돌아가는 이모든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함에, 초조함에 떨고있었을 것 입니다.

아마도 이 두사람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순간,

그들의 막막함, 초조함이 절정을 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성령으로 달래주십니다.

이미 태중에서 부터 성령으로 가득 차있는 요한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리고 말할수 없는 기쁨과 환희로 마리아와 엘리사벳을 채워주십니다.

 

제 신앙은 홀로 갇혀있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늘 깊은 우물속에서, 홀로 주님을 바라보아왔습니다.

이만큼인줄 알았던 나의 하느님께서는, 이제 무한대로 커지셨습니다.

제게도 꿈을 꾸고 있듯 돌아가고 있는 지금 이상황 속에서,

주님께서는 이 비천한 저까지도, 성령으로 채워주십니다.

매순간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고쳐야 할점들, 비워야 할 것들 너무 많은 저이지만,

오직 주님께 의탁하며, 성모님께 도움청하며,

오늘도 주님 사랑의 속삭임으로 하루를 활짝 열어봅니다.

 

여러개의 고리들이 이제는 하나의 사슬이 되어,

그사슬안의 빈틈속에 당신 사랑의 숨결을 불어 넣어주시니,

오색빛깔 아름다운 끈이되어,

제 영혼의 허리에 단단히 묶여지나이다.

 

세상의 아름다움도,

하늘의 높음도,

바다의 깊이도,

바람의 시원함도,

빗방울의 갯수조차,

모두 당신사랑 표현할길 부족하나이다.

 

우물안에 갖혀 바라보던 하늘이 다인줄 알던 제게,

이제 당신께서 오색빛깔 아름다운 끈을 내려주시니,

제 영혼의 허리에 단단히 묶고 우물밖으로 올라가나이다.

 

당신께서 저를 애타게 찾으시니,

이 영육, 당신께 드리오며,

 

당신께서 제게 소명을 주시니,

한발짝 나아가나이다.

 

당신께서 능력을 주시어,

그소명을 이루나이다.

 

당신께서 책임 져 주시겠다 하시니,

저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나이다.

 

이제, 이세상에 우뚝 서,

당신을 증언하나이다.

당신을 위해, 당신의 사람들을 위해,

제가 가나이다.

 

이모든 것 오로지 당신을 사랑하기 위함이나이다.

당신께서 하라시니, 저는 할 뿐이외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마음으로 당신을 위해 제가 가나이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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