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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1 조회수797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5년 12월 21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제1독서 아가 2,8-14

 

8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

 

잖아요. 9 나의 연인은 노루나 젊은 사슴 같답니다. 보셔요, 그이가 우리 집 담장 앞

 

에 서서 창틈으로 기웃거리고, 창살 틈으로 들여다본답니다.

 

10 내 연인은 나에게 속삭이며 말했지요. “나의 애인이여, 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이리 와 주오. 11 자, 이제 겨울은 지나고 장마는 걷혔다오. 12 땅에는 꽃

 

이 모습을 드러내고, 노래의 계절이 다가왔다오. 우리 땅에서는 멧비둘기 소리가 들

 

려온다오. 13 무화과나무는 이른 열매를 맺어 가고, 포도나무 꽃송이들은 향기를 내

 

뿜는다오.

 

나의 애인이여, 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이리 와 주오. 14 바위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 벼랑 속에 있는 나의 비둘기여! 그대의 모습을 보게 해 주오. 그대의 목

 

소리를 듣게 해 주오. 그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그대의 모습은 어여쁘 다오.”

 

 

                      

 

 

복음 루가 1,39-45

 

39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

 

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

 

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어제는 라디오 방송 녹음이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일찍 서울로 향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조금 있었거든요. 하지만 너무 일찍 서둘렀는

 

지 생각보다 너무 일찍 방송국에 도착했습니다. 남은 시간에 무얼할까 고민하

 

다가 저는 근처의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칠 생각

 

이었지요.

 

그 공원에서 저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모습에

 

서 저는 이상한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제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요. 저 역시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을 정도로 추

 

위를 느낄 수 있는 날씨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추운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공원에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자매님은 물론, 얇은 스웨터 하나만 입

 

고 돌아다니는 형제님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서 계속해서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구심이 들었지요.

‘벌벌 떨면서 왜 저렇게 돌아다닐까?’

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예쁘게 그리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비록 날씨는 춥더라도 짧은 미니스커트를, 자신의 멋진

 

가슴을 보이려는 듯이 얇은 스웨터 하나만 입고서 거리를 활보하더라는 것이

 

지요.

하긴 저 역시 젊었을 때는 그렇게 하고서 거리를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

 

리고 그 모습을 보고서 어른이 “안 춥니?”라고 물으면, “이 정도가 뭘 춥다고

 

그러세요?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 저의 튼튼함을 과시하려고 했던 것 같습

 

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고 나서는 곧바로 후회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자

 

랑하는 것은 순간이고, 추운 것은 꽤 오래 가거든요.

맞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은 이렇게 피곤한 것입니

 

다. 내가 더 화려해지는 것 같지만 아주 순간의 만족만을 가져올 수 있을 뿐,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우리들은 남의 시선에 모든 것을

 

걸면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오늘 복음에서 자신을 찾아온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합

 

니다.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

 

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

 

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성모님께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엘리사벳은 성모님을 향해 최대 존경의 표

 

시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성모님 뱃속에 있는 아기 예수님을 어떻게 알 수 있

 

었을까요?

그것은 성모님께 대한 편견과 '내가 마리아보다 더 나이가 많은 언니니까 더

 

대접을 받아야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렇게 겸손

 

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성모님을 주의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성모님 안에

 

계신 예수님을 제대로 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나를 드러내려는 마음은 버리고, 그 자리에 겸손함을 간직해야 할 것입

 

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춥다고 떨지 말고, 두꺼운 옷을 입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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