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를 이땅에 떨어뜨려놓으심은,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2 조회수726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나보다 계급이 높은이들에게는,

굽신거릴수 밖에 없는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구지 굽신거린다고 말 하기보다는,

좋게 표현해서 일종의 공경과 존중의 표시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거기서 끝이나면 좋을것을,

사람들은 나보다 사회적 계급이 낮은이들에게는 함부로 대하기 쉽습니다.

이것또한 좋게 표현하자면, 편하게 대하는 것 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사람을 나누어 평가하게 됩니다.

저 사람은 내가 대접해야 할 사람,

이 사람에게는 내가 대접을 받아야 할 위치...

내가 대접해야 할 사람에게는,

굽신거리며, 싫은 소리도 달게 들어야 하고,

가끔은 옳지 못한 일들도 서슴없이 눈감아주며 동참해야 할 일들이 생기고,

나에게 대접해 주어야 할 사람에게는 은근히 바라는 것들이 생기며,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될 말들도 서슴없이 해버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세상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워낙에 세상 돌아가고 있는 구조가 그러하며,

나혼자 정의로운척 해봐야, 아무도 알아 줄 사람 없기때문인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러한 것들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확고히 자리잡아 있는,

한국의 원조 사회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어느정도는 알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도 왠만한것은 다 통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사회를 떠나서, 농장에서 사는 생각을 많이 해본답니다.

제가 살고있는 이곳은, 농장이 아주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대자연을 느끼며 오직 하느님과, 나 그리고 자연속에서 맘껏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어제는 낯선길을 따라 생소한 곳에 가 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집들과, 사람들이 북적대는 타운을 지나 조금만 들어가니,

곧바로 제가 그토록 동경했던 농장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시간때가 이제 막 해가 지려는 때였던지라,

차창문밖 넘어로 보이는 풍경들이 제 가슴을 떨리게 했습니다.

푸르른 초원에는 때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말도 보이고,

신나게 뛰어 노는 새끼 양들과 소들을 바라보며,

농장넘어로 보이는 드넓은 바다와, 하늘의 뭉게구름들은,

애써 잠재웠던 제 야성을 깨워버렸지 뭐예요...

이런곳에서 하느님과, 나 그리고 자연과함께 도란도란 살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약속장소에 다다르고,

어느덧 해가지고 어두운 밤이 되어,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때마침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가로등 하나 없이, 구불구불 대기만 하는 길이 끝도없이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슬슬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몇시간전의 그 아름다움은 어디로 가고,

띄엄띄엄 보이는 농장의 주택들은 불빛만 저 멀리 보이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외로워 보이던지요...

한참을 그렇게 엉금엉금 달려나오니, 드디어 타운이 나왔습니다.

가로등이 번쩍번쩍, 제 눈을 띄워주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마치 제 친형제 자매 처럼 방가웠습니다.

 

그래요, 사람은 하느님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모든 인연들을 떠나서도 살 수 없음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제게 바라시는 일은,

"모든 세상 등지고 너와나 우리 둘이만 살자!" 가 아니심을 깨달았습니다.

 

악하고 무서운 세상임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를 이땅에 떨어뜨려놓으심은,

분명, 이기적인 생각으로 나만 편하게 살자고,

이리 저리 피해다니며 사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라" 하신 말씀이 이제야 가슴에 확실히 박혔습니다.

악으로 어두워진 이 세상에 빛이 되어 너희가 밝히라고,

점점 선이 사라지고 있는, 이 세상에 당당히 주님의 이름으로 일어나,

소금이 되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너희가 되라고,

너희들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지만,

나를 위해 함께 해달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을,

이제야 진정 뼈져리게 느끼고, 세기고, 찬미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 데에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밣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위에 얹어둔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다 밝게 비출 수 있지 않겠느냐?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오 5:13~16)

 

당신의 이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옵니다.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가름할 지혜의 눈이 필요합니다.

옳지 않음을 알았을때에는, 서슴없이 버릴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보다 낮은 사람을 사랑으로 포용하며,

감싸안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당신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모든 영광 당신께 그대로 돌려드릴 줄 아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오직 당신께 의탁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루카 1:51~53)

 

당신만을 믿으며,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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