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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목받지 못하는 아기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2 조회수696 추천수6 반대(0) 신고


 


독서: 말라 3,1-4 23-24
복음: 루카 1, 57-66

요한은 이웃과 친척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떠들썩한 축하를 받으며 태어난다.
그도그럴 것이 늙은 부부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이 드디어 부모가 되었기 때문이다.

요한의 탄생은 아기 예수가 마굿간에서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쓸쓸히 태어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바로 이것이 루카복음사가의 의도이다.
복음사가는 자신의 복음에서, 예수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면서
줄곧 요한과 예수의 극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 

즉  요한의 탄생예고와 예수의 탄생예고를 대조해주며
요한의 어머니와 예수의 어머니의 만남을 통해 두 여인을 비교해 보여주고
또다시 두 아기의 탄생의 상황들을 번갈아 묘사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생후 여드레가 되는 날은 할례를 하면서 이름도 짓는 날이다.
요한의 할례식에는 다시 축하객들이 그득 모였고,
아기의 이름은 관례대로 아버지의 이름을 딴 '즈카르야'로 명명하려했다.

아버지는 아직도 말문이 닫혀있어, 서판에 '요한'이라고 이름을 써야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입이 열려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었다.
탄생 예고때 바로 터져나왔어야 할 찬미가
무려 열달 하고도 여드레가 지나서야 간신히 터져나온 것이다.

그 순간 즈카르야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는 아마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만 알고 있었던 저간의 일들을 모두 털어놓고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하느님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증언하였을 것이다.

이것을 듣고 보고 있던 이웃들은 모두 놀라움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하느님의 권능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은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고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바로 요한은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성장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말이다.

복음사가가 요한의 탄생과 할례식,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
사람들의 관심의 촛점이 되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복음서의 주인공, 우리의 아기 예수는
요한과 같은 관심도 축복도 받지 못하는 지극히 가난한 상황에서
무엇 하나 주목받지 못하는 성장 과정을 겪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네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의 성장과정은 언급이 없다는 것이 그 증거다.
성인이 되기 직전인 열두 살 되는 해까지.

이렇게 해서 별달리 주목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주변인의 처지로 내려오셔서
그들의 희망과 빛이 되어주신 아기 예수님께 
우리도 즈카르야처럼 뒤늦은 감사와 찬미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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