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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3 조회수791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5년 12월 23일 대림 제4주간 금요일

 

             

 

 

 

제1독서 말라키 3,1-4.23-2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2 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

 

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3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

 

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4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23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

 

라. 24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그

 

래야 내가 와서 이 땅을 파멸로 내리치지 않으리라.

 

 

                   



 

 

복음 루가 1,57-66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

 

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

 

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

 

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

 

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

 

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

 

셨던 것이다.




이제는 본격적인 겨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일

 

들이 제 앞에 계속해서 놓이네요. 눈 치우기, 동파된 수도 녹이기, 난로기구

 

설치하기, 석유 주유하기 등등……. 하지만 잘 생각하면 날씨가 좋은 봄, 가을

 

보다는 확실하게 일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도 불구하

 

고 갑작스런 일이 생기면 왜 이렇게 짜증을 내고 있을까요?

사실 순례객이 많은 때에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시간을 보냅니다. 아침

 

일찍부터 성지 구석구석을 청소 및 정리를 하며, 미사 전에는 계속해서 고해성

 

사를 주어야 합니다. 또한 미사 후에는 성지 설명을 1시간가량 하고, 식사 후

 

에는 바깥일을 계속해서 해야 하지요. 그래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는

 

피곤해서 그냥 잠 자리에 들을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겨울에

 

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순례객들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특별히 바깥일

 

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따뜻한 방 안에 있으면서 할 일 없이 무료

 

하게 지낼 때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갑작스럽지만, 어떤 할

 

일이 생긴다는 것. 비록 저에게 조금의 불편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감

 

사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감사할 일입니다. 할 일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분

 

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병으로

 

그리고 신체적인 장애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들도 얼마나 많은지

 

요?

이러한 차원에서 모든 것이 감사할 일이고, 그래서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들 삶

 

의 한가운데에서 계속 느낄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언제

 

나 우리 곁에 계시며, 우리 삶 안에서 깊은 관여를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도 우리는 일상 삶 안에서는 하느님을 찾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려울 때만

 

하느님을 찾고 있으며, 반대로 즐거움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외면하고 있습니

 

다. 그래서 내가 잘 안 될 때에는 ‘하느님’ 탓이고, 내가 잘 될 때에는 ‘내’ 탓이

 

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이 아들 요한을 낳고, 할례식에 참여합니다. 이 할례식

 

에서는 아이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도 함께 행해집니다. 그때 이웃과 친척들은

 

아이의 이름은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즈카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

 

지만 엘리사벳과 즈카르야는 거부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따는 것은 자기들로

 

써도 기쁜 일이지만, 이것은 하느님께서 원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바로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부부는 기쁨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나와 하느님의 관계는 어떤 관계인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어려울 때만

 

하느님을 찾는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는지요?

이제는 어려울 때뿐만이 아니라, 기쁘고 즐거울 때에도 하느님을 찾는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즈카르야처럼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 탓, 내 탓을 따지지 맙시다. 모든 것이 다 감사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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