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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자리와 역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3 조회수608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5.12.23 대림 제4주간 금요일                                     
말라3,1-4.23-24 루가1,57-66

                                                        


 

"내 자리와 역할"

 

“네 근심 걱정을 주께 맡겨 드려라. 주께서 너를 붙들어 주시리라.
의인이 흔들리게 버려둘 리 없으리라(시편55,22).”

 

하느님 마련해 주신 내 자리와 역할을 찾아내는 것이 구원입니다.
우연적 삶이 아니라 하느님 섭리 안에서의 삶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각자 받은 고유의 세례명이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난 영적 삶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참 자기를 알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가 있는 법입니다.
유일한 존재로서 사랑받고 존중 받고 싶은 욕망입니다.

 

얼마 전 어느 자매로부터 들은 재미 난 일화를 소개합니다.

그 자매의 네 살짜리 ‘아리’라는 이름의 귀여운 남자 조카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집에 왔을 때,

손자가 사랑스러워 할머니인 그 자매의 어머니가 반색을 하며,
“오, 우리 귀여운 강아지 왔나?”하고 안았을 때,

 

할머니를 뿌리치며 ‘아리’라는 손자,
“나는 강아지가 아닌 아리예요.
강아지는 강아지 집에 있고 아리는 아리 집에 있어요.”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순간 할머니는 당황하며 말문을 잃었다 합니다.
무심코 하나뿐인 손자가 너무 사랑스러워 ‘강아지’라 표현한 것 뿐 인데....
또 아리라는 조카는 집을 떠날 때 부르짖듯 외쳤다 합니다.
“난 강아지가 아니라 아리예요. 아리.”

 

역시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입니다.
순수한 아이에게서 큰 깨달음을 얻은 아리의 할머니,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 손자를 ‘강아지’라 부르지 않고 ‘아리’라 부른다 합니다.

 

저 역시 잊지 못할 깨달음이었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이고 싶어 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기를 알고 제 자리에서 참 자기를 살 때 진정한 행복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
세례자 요한 역시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말라3,1a)...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말라3,23).”

 

이미 오랜 전, 하느님 섭리 안에 예정되어 있었던 세례자 요한임을 깨닫습니다.

 

태어날 아기를 ‘즈카리아’ 이름으로 부르려할 때

신적 계시를 받은 엘리사벳은 “안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루가1,60).”라고 즉각 반응하며,

이미 즈카리야가 계시 받았던 이름 ‘요한(루가1,13)’을 그대로 거명합니다.

 

'하느님이 불쌍히 여기신다.’라는 뜻의 이름인 요한,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고유의 자리와 역할이 주어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과연 하느님 주신 내 자리와 역할은 무엇일까요?
매일의 미사시간,
내 고유의 자리와 역할을 다시 찾아내고 확인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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