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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6 조회수669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5년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뻐꾹나리-

 

제1독서 사도행전 6,8-10; 7,54-59

 

그 무렵 8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백성 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다. 9 그때에 이른바 해방민들과 키레네인들과 알렉산드리아인들과 킬리키아

 

와 아시아 출신들의 회당에 속한 사람 몇이 나서서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다. 10 그

 

러나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7,54 그들은 스테파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그에게 이를 갈았다.

 

55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56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

 

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

 

다.

 

57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일제히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어, 58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서는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

 

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59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복음 마태오 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

 

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

 

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

 

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의 기쁜 성탄은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성탄 자정 미사의 후유증으로

 

인해서 어제 하루 종일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상당히 뿌듯했지요.

 

많은 분들이 기뻐하셨고, 그 기쁨을 바라보면서 저 역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

 

었거든요. 물론 ‘조금 더 잘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아쉬움은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스스로 위안을 해 봅니다.

12월 24일. 저는 성지 마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어떤 아주

 

머니께서 성지에 산책 겸 놀러 오셨더군요. 그리고 저를 보셨고, 제게 이런 말

 

씀을 해주셨습니다.

“신부님, 오늘 저녁 8시에 텔레비전에서 신부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삶이 나온

 

데요. 신부님 생각나서 저도 보려고요.”

저도 ‘꼭 좀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신학교의 생활을 어떻게 묘

 

사했을지 너무나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성탄 준비로 인해서 그 시간에 볼 수

 

없었고, 어제야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활했던 서울 가톨

 

릭 신학교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예전과 다른 모습도 있지만, 그래도 ‘아, 저곳

 

이구나.’하면서 웃음을 띨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 방에 16명씩 잠을 잤었던

 

1,2학년의 숙소 양업관(지금은 10명씩 잠을 자는 것 같더군요), 군대를 다녀온

 

후 처음으로 독방을 가지면서 기뻐했던 대건관, 맛있는 식사를 하는 식당, 그

 

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신부가 되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 했던 그래서 무릎 꿇

 

고 간절히 기도를 했던 대성당, 참 그 당시 신학교에서 가장 무서웠던 은사 신

 

부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무척 좋았답니다(그 신부님, 이제는 너무나

 

많이 늙으셨더군요).

아무튼 지나간 시간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으며, 신학생들의 순수하고 깨끗

 

한 모습에 비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는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신학생의 위치에 섰을 때에는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사제로써 그래서 예수님처럼 세상

 

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고 했었지요. 하지만 과연 그때의 다짐이 실현되었는가

 

라고 말한다면 ‘아니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

 

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

 

다. 오늘 축일을 기념하는 스테파노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했기에 구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신학생 때의 순수했던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해이해졌던 저의

 

마음을 다시금 추수려 봅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때로는 사람들의 미움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사랑과 진리와

 

정의를 위한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순교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여봅

 

니다.

 

요즘 시대는 2000년 전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박해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습의 박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선행을 해야 하는 순간 피하는 모습,

 

기도해야 하는 시간에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뒤로 미루는 모습, 약속이나

 

다짐을 실천하지 못하고 구차한 이유를 들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들…. 이 모

 

습이 현재의 박해에 무릎을 꿇고 마는 우리들의 연약한 모습입니다.

나는 현재의 박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스테파

 

노와 같이 이 박해를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제1독서에 나오듯이 스테파노의

 

옳은 말을 들으려하지 않는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귀를 막고 박해를 피하고 있

 

는 것은 아닌지….

 

 

                      현재의 박해를 피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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