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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7 조회수929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5년 12월 27일 성 사도요한 복음사가 축일

 

 



 

제1독서 요한 1서 1,1-4

 

사랑하는 여러분, 1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

 

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2

 

그 생명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보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

 

타나셨습니다. 3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 니다.

 

4 우리의 기쁨이 충만해지도록 이 글을 씁니다.

 

 

                            

                                        - 성 요한 복음사가-

복음 요한 20,2-8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2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

 

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

 

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

 

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저는 커피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보통 하루에 10잔 이상을 마시니까 제가 얼

 

마나 커피를 좋아하는지 아시겠지요? 그런데 제가 커피를 좋아한다고 아무 커

 

피나 다 좋아할까요? 만약에 이런 커피는 어떨 것 같습니까? 커피 열매를 먹

 

고 나온 동물의 배설물을 가지고서 커피를 만든다면? 아무리 커피를 좋아한다

 

고 해도 이러한 커피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습

 

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야자나무 사향고양이라는 동물이 있다고 합니다. 이 동물은

 

곤충, 작은 동물과 나무의 열매를 먹는 잡식성 동물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

 

은 빨갛게 잘 익은 커피 열매라고 하네요.

어느 날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이 커피 농장 한 구석에 놓여있는 것을 농장의 노

 

동자들이 보았고 아주 재미난 생각을 했습니다.

“사향고양이 똥에 커피열매가 고스란히 나왔어. 어차피 주인이 버리는 것이니

 

까, 우리들이 깨끗이 씻어서 팔면 돈이 되지 않을까?”

“그래도 고양이 똥인데, 냄새가 나지 않을까?”

“알고는 도저히 못먹겠지. 하지만 사람들은 커피 향 때문에 이야기만 하지 않

 

는다면 모를거야.”

최상의 커피 열매만 가려 먹는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농장 노동자들이 수거

 

해 씻은 다음 잘 볶아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커피의 그윽한 맛과 향

 

기는 다른 어떤 커피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독특하고 훌륭했다고 하네요. 그렇

 

게 만들어진 커피가 세상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다는 <코피 루왁(kofi luwak)>

 

이라는 커피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화려하고 빛나는 것만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코피 루왁’이라는 커피는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즉, 볼품없고

 

하찮은 고양이의 배설물 역시 최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하고 빛나는 것만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그러한 자리를 탐내서도 안 됩니다. 대신 비록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할지

 

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겸손한 모습을 간직하면서 주님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때 보잘 것 없는 고양이의 배설물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

 

다.

 

오늘 우리들은 예수님께서 가장 사랑하셨다는 제자인 사도 요한 축일을 기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그러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

 

장 겸손한 사람이 아니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복음에서 그러한 모습

 

이 잘 드러나지요.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마리아 막달레나로부터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소

 

식을 듣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서는 곧바로 베드로와 함께 무덤을 향해 달려갑

 

니다. 이 분이 베드로보다 뜀박질을 잘했는지 무덤에 먼저 도착했지요. 하지만

 

이 분은 그 무덤 안에 먼저 들어가지 않습니다. 베드로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

 

리고 있다가 무덤으로 들어가지요.

 

사실 사랑을 받았고, 또 사랑했기에 먼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

 

다. 하지만 베드로가 교회의 반석이라고 예수님으로부터 명을 받았기 때문에

 

그에게 예수님 부활을 확인할 수 있는 특권을 양보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겸손

 

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더욱 더 특별히 사도 요한을 사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우리들은 과연 얼마나 겸손된 삶을 간직하고 있나요? 혹시 나를 드러내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열심히 이기적인 모습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

 

까요?

 

 

                      좋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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