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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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별명이 무엇입니까?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27 조회수712 추천수6 반대(0) 신고

 

 

                            별명이 무엇입니까?

 

 


어렸을 적에 친구들에게 불렸던 별명이 있습니까?

저는 ‘말’이란 별명입니다.

얼굴에 말에 물린 상처가 크게 나 있기에 자연스럽게 불린 별명입니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렇게 불립니다.

전에, 식당에서(할매 추어탕에서) 식사하고 나올 때 중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신자 분들이 함께 있었는데도, ‘누구야’ 라는 이름이 아닌, “야 ” 이란 별명을 들었습니다.


별명은 단순히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려고 붙여지기 보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에게만 있는 어떠한 특징이나, 독특한 개성에 의해 불려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기에 별명은 친구들 사이에서 이름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오늘은 요한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매일미사에서 알려주듯이, 요한 사도는 예수님의 중요 사건에 항상 동행한 제자입니다.

예수님의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도 함께 하면서 예수님으로부터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라는 말씀을 들은 제자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베드로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간 제자입니다.


그런데, 요한에게도 예수님과 다른 제자들에게 불리는 별명이 있습니다.

무엇 같습니까?

네, 바로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 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그런 별명이 붙여졌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유독 요한 사도만을 더 많이 사랑하신 것일까요?

좀 인간적인 생각이지만, 그 모습이 얼마나 많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면, 요한의 별명이 “사랑받는 제자”가 되었을까요?

예수님님께서 요한 사도만을 편애하신 것일까요?


우리에게 있어 돈으로 살수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의 지식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얻어 누리는 것이요,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으로 터득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많이 사랑한 사람은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말씀에서 알려 주듯이, 요한은 예수님과 늘 함께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방법은, 바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았기에, 다른 제자들 보다, 예수님과 더 깊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이 다른 제자들 눈에는 ‘예수님께서 요한 만을 더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예수님을 그 무엇보다도, 그 누구보다도, 사랑했기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사랑하는 여러분” 이란 인사를하며 사람들이게 편지를 보내며 사랑을 드러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고, 늘 체험했기에 우리에게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라는 귀중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요한 사도는 사랑을 주고받으며 늘 사랑 안에서 살아갔기에 다른 사도들과 우리들에게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 라는 또 다른 이름이요, 별명으로 불릴 수 있는 것입니다.


별명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람에게만 더 크게 보이는 특성이나, 독특한 개성을 의미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의 별명, 저의 별명, 요한 사도의 별명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별명이라 하더라도, 요한 사도는 영원하신 예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사랑받던 제자” 라고 불린 별명이라 돌아가신 후에도 그 별명이 영원히 남아 있는 것입니다.


별명은 자신이 듣고 싶다고 해서 스스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붙여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교회 안에서 다른 신자 분들이나, 예수님으로부터 어떤 별명을 듣고 싶습니까?


부족한 저의 강론을 인터넷에 올려주는 한 형제님께서는 저에게 ‘주님의 작은 그릇’ 이란 별명을 붙여주셨지만, 그 별명은 너무 황송할 따름이요, 저는 ‘늘 주님의 사랑을 받는 죄인’ 이란 별명을 갖고 싶습니다.

해바라기가 따스한 해님을 통해 싱싱하게 되어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듯이, 저 역시 주님의 사랑스런 시선, 손길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스런 손길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너무나 쉽게 죄인이 되어 버릴 그런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B플랫장조 K.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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