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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 실현의 내적 요인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30 조회수773 추천수4 반대(0) 신고


 



독서: 집회 3,2-6.12-14
복음: 루카 2,22-40<또는 39-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인간은 어린아기 상태에서부터 어른으로 성장의 단계를 밟아나간다.
구세주의 탄생이라고 예외는 아닌가보다.

나날이 몸도 자라고 지혜도 풍부해지며 어른으로 성숙되어 가는 예수.
참 인간됨의 면모를 원숙히 갖추고 성인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신 예수를 
키워왔던 내적 요인을 루카복음사가는 "하느님의 총애"라고 표현하고 있다. 

칼 라너는 말한다.
인간이 정신적으로 인격적으로 자신을 성취해나가는 그곳에,
자신의 존재 지평을 넓혀나가는 자기 실현의 그 과정에,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그것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거나
또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그것을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모든 인간은 나면서 백지의 상태(tabla rasa)로 태어난다.
그러나 인간은 자라나면서 자기를 실현시키려는 의지와 가능성을 선험적으로 부여받는다.
자신의 존재 지평을 넓혀나가는 이 완성은 무한대(quadamodo omnia)로 뻗어나간다.

이 무한을 향한 자기 실현, 즉 하느님과 합일되는 신화(神化 vergottlichung)로의 초대는 
모든 인간이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구원되기를 원하시는 무한자, 곧 신(神)의 부르심이다.

그러므로 백지의 아기 상태에서 자신을 점차 성숙시켜 나가고 실현해나가는 인간 
모두는 신의 은총을 입고 있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자기 실현은 자신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단계적으로 성취된다.
전에 알고 있던 것의 한계가 인정될 때에만, 
비로소 한 단계, 단계를 넘어서는 성취가 실현된다.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유한성을 넘어서서,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고 끝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야 
한단계씩 도약하는, 지평이 넓혀지는 성취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렇듯, 자기 실현은 자기 부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기 실현은 또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진실하게 되며 가속화된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릴 때, 내게 처음으로 사물과 인간과 세상을 가르쳐준 분이 부모님이다.
부모님과 관계를 맺는 가운데 나의 존재는 그 지평이 넓혀진다.
나의 현존재의 실현은 무수한 사람들과의 관계 체험에서 생겨났다.

또한 반대로 내가 아기를 낳았기에 어머니인 것이 아니라
아기를 먹이고 입히고 안아주고 키워가는 과정에서 나의 어머니됨이 실현된다.
예전엔 알지 못했던 것들이 내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터득된다는 것은
어머니로서의 지평이 점점 넓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나의 실현의 과정에서, 내 존재의 지평이 점점 넓어지고
그 지평의 끝이 바로 무한한 하느님이 계시며, 
그 하느님이 당신에게로 이끄시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은총, 하느님의 총애라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내 부모님을 보면서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는다.
나는 내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하느님께 어떤 존재인지를 안다.

그렇다.
내 자식들을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의 사람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를 안다.
내 부모님을 생각하면 하느님이 얼마나 큰 사랑으로 우리를 대하시는지를 안다.

그래서 모든 인간 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가정이 중요하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 수 있게 해주고, 나의 존재를 알 수 있게 하며, 
자신을 제대로 실현시키도록 해주는 텃밭, 못자리가 바로 가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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