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마요. 저 사람들도 배고픈 사람들인디.....,”
러브모텔도 우후죽순처럼 솟았다. 늙은 참나무 숲 같은 여관에는 한 여름에도 찬바람이 돈다. 사오십 대를 카운터에서 보내고 있는 아주머니.
길 떠나는 사람들 가득 출렁이며 강을 건네주던 좋은 시절도 강물처럼 바다로 떠난, 때론 손님 하나 들어오지 않는 카운터는 빈 나루터이다.
밤하늘 별자리 같은 방들, 하나 둘 외로운 별이 박히기 시작했다. 장기투숙자이다. 앉은뱅이처럼 기어 다니는 할머닌 죽은 외아들 며느리가 맡기고 떠난 손녀마저 서울로 떠나보냈다.
한 달에 두세 번 찾아오는 손녀, 방 하나 공짜로 더 내어 주었다. 두 개 방값은 월 15만원, 잘 나가던 시절 큰방 이틀 값이다. 시래기국을 끓여오고 무나물과 시금치도 무쳐오는 주인아주머니는 피를 나눈 가족 같다.
시외버스터미널 휠체어 동전바구니를 달그림자처럼 흘러가는 사람들, 이마엔 갈라진 논 같은 주름이 깊다. 동전이 이슬비처럼 내리는 가슴에 월중행사로 배춧잎도 떨어진다. 송년회다 망년회다 부쩍 늘은 승객처럼 앵벌이도 하나 둘 늘어갔다.
“여보쇼. 이 할머니는 손녀 대학을 가르친단 말요. 다들 나가요.”
“그러지 마요. 저 사람들도 배고픈 사람들인디.....,”
“할머니 손녀 대학을 어떻게 가르칠려고 그래요.”
글: 다운 사진: 아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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