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령의 정배, 집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1 조회수743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루카 2, 16-21- 성령의 정배, 집

 

 

 

오늘은 2006년이 시작되는 새해 첫날이요, 교회 전례 안에서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임과 동시에,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먼저,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강론을 준비하다보니 문득, 어릴 적에 흔들리는 이빨을 뽑아 손에 쥐고 지붕위로 던지며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묵은 니랑 돌아가고, 새 니랑 돌아옵써!’ 라는 말입니다.


이가 흔들거림으로써 통증과 불편함이 생기기에 ‘이제는 새 이가 돋아나 이런 불편함을 없애주십시오.’ 라는 염원을 담고 빠진 이를 던지듯이,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새해도 어제까지의 잘못, 허물, 근심, 걱정 등을 묵은해에 담아 벗어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한 해를 기쁘고 활기차게 맞이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올해는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감사드리는 모습 속에 생활하시길... 정말, 개처럼 우리 주인이신 하느님께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감사와 찬양, 영광을 드리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모든 것에는 사납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는 삶이되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매일미사 해설부분에서 알려주듯이, 교회는 초대교회 때부터 성모님을 예수님의 어머니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어머니”로 부르며 공경하여 왔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라는 칭호에는 예수님께서 인간만이 아니라, 참된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우리의 신앙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성모님을 공경해 오다가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경축하는 오늘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하신 것입니다.


왜, 그 많은 날인 364일 나두고, 하필이면 오늘을 세계 평화를 날로 제정했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평화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쟁, 미움, 시기, 질투가 없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위해 나누고 봉사하고, 배려하는 그런 모습, 그럼 삶 속에서 체험되고 누릴 수 있는 것이라야 참된 평화임을 압니다.


그런데, 이런 평화는 스스로 만드는 것일까요? 아니면, 외부로부터.. 누군가에게서 주어지는 것일까요?

네, 우리 밖에서부터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보통 “우리 아버지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라고 인사하지만, 유독 고린토 2서 13, 12절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작별인사를 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 빕니다.”

하느님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기에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평화는 성령에게서도 주어짐을 의미할 수 있기에 “성령의 친교”를 “성령의 평화”로 바꾸어 묵상해 봅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비약적인 해석입니까?^^)


그렇습니다.

평화는 이 세상 안에서, 이 세상 것을 통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성령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입니다.

성령으로부터 주어지는 참된 평화를 마음에 간직하고 조금씩 가꾸고 성장시켜가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누리려는 평화는.. 이 세상 안에서 구현하려는 평화는 싸움이 없고,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상태나 느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령께서 내려주시는 평화입니다.

그 평화를 간직할 때, 진정 평화로운 사람, 평화로운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평화를 내려주시는 성령과 성모님이 어떤 관계가 있기에 함께 기념하는 것일까요?

이는 성모님께서 성령의 성전, 정배이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천사의 문안을 받았을 때, 천사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루카 1, 35)


그렇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잉태하기 전에..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당신의 모태 안에 모시기 전에 먼저 성령을 받아들여 그 성령의 힘으로 당신의 모성을 성령의 집이요, 거룩한 신적 모성으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기 위하여 먼저 성모님을 하느님의 성전으로 꾸미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성전으로 꾸며지고 성령의 집이 되었기에 천사가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때문에, 성모님의 신적 모성을 부정하면 예수님의 신성도 부정하는 셈이 되어 버립니다.(이제민 신부님 「성모송」중에서)


이렇게 성모님은 예수님을 잉태하기 전에 이미 평화의 근원이요, 우리에게 참된 평화를 내려주시는 성령과 일치되고 성령의 힘으로 살아가셨기에, 성령께서 내려주시는 그 참된 평화를 우리에게 내려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평화의 근원이신 성령의 집이요, 정배요, 성전이기에... 성령과 온전히 하나 되었기 때문에, 교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세계 평화를 함께 기념하는 것입니다.


성령과 성모님께서 내려주시는 평화를 얻어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도 성모님처럼 먼저 듣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성모님께서는 늘 들은 것을 그냥 무심히 지나쳐 버린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셨습니다.

천사의 문안, 엘리사벳의 인사, 오늘 목동들의 증언, 시메온과 안나 예언자의 말 등 그 어떤 말을 듣는다 하더라도 늘 같은 마음, 같은 자세였습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 는 말씀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나, 거룩한 교회의 가르침을 들을 때마다, 늘 마음에 새기고 그 뜻을 곰곰이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평화의 성령께서 내려주시는 선물을...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내려주시는 참된 평화를 마음에 간직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하루, 한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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