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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소개합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2 조회수774 추천수9 반대(0) 신고

 

나해 1-2일 요한 1, 19-28-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소개합니다.

 

 

올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황정민씨는 이렇게 수상 소감을 말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항상 마음속에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 했는데 하느님께 제일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 개 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준 전도연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전도연을 바라보며)너랑 같이 연기하게 된 건 나에게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어.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과 사랑하는 동생과 조카와 지금 지방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있는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상을 바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황정민 배우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 준 “너는 내 운명” 이란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그러한 큰 상은 저절로 받게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연기를 위해 그 누구보다도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자신이 하나하나 쌓아올린 값진 삶의 결실이 남우주연상으로 열매 맺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황정민씨는 연기라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지닌 사람임에도.. 남우주연상을 자신의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음에도.. 참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겸손한 사람이기에,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일개 배우 나부랭이입니다. 60여 명의 스텝들과 봉사자들이 차려준 밥상에서 음식을 먹기만 한 그런 사람이다.’ 며 자신의 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영화를 위해 보이지 않게 수고한 사람들에게 그 곳을 돌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에 이와 비슷한 사람이 세례자 요한을 볼 수 있습니다.

요한이 누구입니까?

당시 군중들이 요한을 대하고 존경하는 모습은 접어두더라도,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루카 7, 28) 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대단하고 위대한 사람입니다.

곧, 세상의 그 어떤 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어떤 위대한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요한보다 더 큰 인물, 위대한 사람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위대한 요한은 ‘당신은 누구요?’ 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곱게 내어라’ 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라고 말하며, 예수님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알려줍니다. 곧,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그냥 ‘소리’ ‘울림’일 뿐이라고...


이렇게 요한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겸손한 모습으로 살아갔습니다.

끝까지 주연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임현식씨처럼 늘 조연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그 조연에 만족하였습니다.

많은 스텝이나 봉사자의 역할로 남아 주연이요,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빛내고 드러나게 하신 분이셨습니다.


전에 대림시기 때에 드렸던 질문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삶에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예수님입니까? 자기 자신입니까?

우리 삶을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라고 할 때, 주연은 누구이고, 조연은 누구입니까?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하는 그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암울하고도 비참한 결과뿐입니다.

자신이 주연이 되려하면 할수록, 그 영화는... 그 드라마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멀어져 아무 의미 없는 삶이 될 뿐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더욱 자주 되새겨 보며 살아갈 수 있기를 주님께 간절히 청해 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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