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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를 조각해 가는 과정"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3 조회수88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6.1.3 주님 공현 전 화요일
                                                
1요한2,29-3,6 요한129-34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를 조각해 가는 과정"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를 조각해 가는 과정이라는 말,
제가 늘 공감하여 자주 인용하는 주제입니다.

 

어찌 보면,
저의 매일 강론도 말씀들로 그리스도를 조각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늘 그리스도를 바라보기에
생각과 말과 행동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을 뜻하기도 합니다.

 

어제 저녁 수녀원 미사 후 문 밖에서 잠시 맨손 체조하며
하늘 높이 산처럼 솟은 아파트를 보았습니다.

 

불빛 밝게 새어나오는 아파트들이 웬 지 외롭고 불안해 보였습니다.

자연의 품 같은 산을 배경으로 한 아늑한 집이 아니라,
하늘 공중 안에 떠있는 위태해 보이기까지 한 아파트들,
마치 땅의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외롭고 불안한 현대인들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마침 어느 수녀님에게 저의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이 아파트 사람들에게
이 수녀원 자그마한 동산은 바라보는 자체가 구원이겠습니다.”

수녀님들, 공감의 표시로 크게 웃어 화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라다볼 대상이 있어야 삽니다.

점점 바라다볼 대상들 사라져가는 오늘의 삭막한 현실입니다.

바라다볼 어른들이나 사람들이 없다면,
바라다볼 하늘과 산, 들의 자연이라도 있어야 삽니다.

 

바라다보며 평화로이 안정되어 가므로 내 본래의 꼴을 잡아가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하루에도 수없이 바라보는 대상은 불암산과 그 배경의 하늘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늘 바라봐야 할 궁극의 대상은 두말할 것 없이 그리스도입니다.

 

그래서
성당 전면에는, 방 안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1,29).”

 

그리스도 예수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세례자 요한, 늘 하느님의 어린양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증언하면서 자기 삶을 조각해 왔음이 분명합니다.

 

우리 역시 매일 미사 때, 영성체전 사제가 높이 들어 올린

그리스도의 몸을 바라보며 사제의 선언을 듣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이어, 다음과 응답하며 우리 안에 주님을 모시므로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그리스도를 향해 조각해 갑니다.

알게 모르게 주님을 닮아 갑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믿음과 겸손의 고백을 통해 죄를 용서받고 영육이 치유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리스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때(1요한3,2),
그리스도의 모습을 한 우리 삶의 조각 작품은 완성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께 이런 희망을 두는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해야 합니다(1요한3,3).

 

과연 그리스도를 닮은 내 삶의 조각은 몇 퍼센트쯤 완성단계에 와있는지요?

참으로 짧은 세월이기에
부지런히 내 삶의 그리스도를 조각해 가야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리스도 그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려고

나타나셨습니다.

 

그리스도 그분 안에는 죄가 없습니다.

빛이신 그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1요한3.5-6).

 

그리스도 그분을 벗어날 때 어둠의 죄에 떨어지는 것은 필연입니다.
그러니 매일 미사 은총으로 그리스도 안에 무죄한 존재로 머무를 때,
내 삶의 그리스도 조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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