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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3 조회수816 추천수3 반대(0) 신고

복음: 요한 1,29-34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요한은 자기 쪽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즉각 외친다. 

실로 엄청난 신비를 알아보는 요한의 눈이다. 
"하느님의 어린 양"
요한계 문헌에만 나오는 독특한 칭호이다.

당시의 많은 유다인들은 이미 이 칭호에 대해 익숙해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묵시문학에서는 세말에 있을 최후의 심판 때에 
지상에서 모든 악을 쓸어낼 '어린 양’이 온다고 하였다. 
연약한 어린 양이 최후의 승리를 가져온다는 놀라운 사상은 
요한 묵시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또 그보다 윗대의 이사야서, '야훼의 종’의 노래(52,13-53,12) 속에도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이 등장한다.
예언자는 이 '어린양'과 같은 고난받는 주님의 종이 오실 것을 예고했었다. 

가장 원초적인 '어린 양'에 대한 표상은 출애굽기(12,12이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압제자 에집트의 모든 맏이가 죽는 재앙 속에서도
'어린 양’의 피를 바른 이스라엘은 구출된 사건을 상기시켜 준다. 
이 '어린 양’은 백성들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네어 주는 과월절의 희생제물이다. 

이 모든 표상들을 한데 아울러 표현한 "세상의 죄를 치워 없애시는 어린 양".
요한은 예수님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공관복음에서는 중반에 가서야 예수의 신비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데 비해, 
요한복음은 요한 세례자에 의해서 처음부터 예수의 신비를 명확하게 밝혀낸다. 

공관복음에서는 중반이 넘도록 제자들이 예수가 누구신지 모르는데 비해
요한복음에서의 요한 세례자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즉각 그분의 신비를 알아채고 있다.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 데,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이것 역시 예수님에 대한 엄청난 신비를 알아 보고 있는 증언이다.
예수님이 자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니 태초부터 계신 선재하신 분이라는 것.
이 엄청난 신비를 어떻게 요한은 알 수가 있었을까?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요한도 실은 몰랐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하는 
자신을 보내신 분의 말씀을 들었기에 그도 알 수 있었다. 

마침내 요한은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예수님 위에 머무르시는 광경을 보았고, 
바로 그분이 말씀으로 들었던 바로 그분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어서 요한은 자신의 세례운동의 목적을 밝힌다.
그것은 바로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요한이 세례를 베풀었던 까닭은 다만 자신에 대한 관심을 널리 모아들여 
종국에는 예수님을 알리려는 계획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그 많은 눈들과 기대를 지금 자신이 "보라!" 하고 가리키는, 
바로 저 "어린 양"에게로 보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말이다.
일생을 '자신을 보내신 분'에게로 향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증언이다.
그분이 보내시는 '징표'에 항상 깨어있었기에 가능한 고백이다.
보라!
세례자 요한의 저 손가락을.

보라!
요한 세례자가 가리키는 저 분을.

보라!
그 분이 보여주시는 새로운 세상을.

보라!
그 분과 함께 살아가며 변화되는 사람들을.

보라!
이 분과 함께 하는 신나는 삶을.

보라!
이 분 안에서 변화되는 내 자신을.

 
"보라!" 는 
바로 이런 신천지로의 초대이다! 




♬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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