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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이 순간의 성스러움!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6 조회수1,286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 중 에서 』
예수회 송봉모 토마스 신부님 글


 

'지금 이 순간의 성스러움'을 누리며 살아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보자. 예수회의 존 포웰 신부가 언젠가 독일의 한 수녀원에 머물러 있었을 때 일이다. 객실 담당 수녀님은 여든네 살 된 할머니 수녀님이셨다. 이 수녀님은 고령인데도 매일같이 손님방을 쓸고 닦았다. 청소도 대충대충 하는 게 아니라 광이 날 정도로 쓸고 닦았다.

 

 

어느날 포웰 신부가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수녀님께서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무릎을 꿇고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 계셨다. 포웰 신부는 수녀님께 농담으로 "수녀님, 너무 열심히 청소하는 것은 아닌가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수녀님은 정색을 하고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신부님, 하늘 나라는 보잘 것 없는 것이 아니랍니다.

알고 계세요?"

 

 

86년간 순심(純心)으로 하느님을 섬기면서 살아온 노수녀님의 말씀은 정말 옳은 말씀이다! 하느님 나라는 보잘것없는 나라가 아니기에 걸레질을 하더라도 대충대충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봉헌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커밍스(C. Cummings)가 쓴 「일상의 신비」에 나오는 얘기다.

 

 

우리들 대다수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주 평범한 일들을 하면서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단순한 것들은 우리 인생의 가장 심오한 신비와 접촉하게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일 똑같은 활동이 반복되면서 신비와의 만남에 대한 우리 인식이 마비될 수 있다.

 

 

평범한 것들 속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서 평범한 것들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대신에 아주 특별한 경험과 상태를 유발시키는 특별난 것을 추구한다.

 

 

종교적 경험을 유별난 것의 범주에 넣어버리고,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하는 평범한 활동들이 지니고 있는 풍부한 영적 차원을 상실하고 만다.

 

 

커밍스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평범한 것, 일상적인 것들이 가장 심오한 신비와 접촉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근거는 무엇일까? 어원적으로 '평범한, 일상적'이란 뜻의 라틴어 ordinarius는 '질서'를 가리키는 ordo와 같은 어근(語根)이다.

 

 

이는 '평범한, 일상적'인 일이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평범한 일상을 소홀히 하는 것은 순리의 삶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성스러움'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곧 만사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받아들이며 하느님을 보려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모든 행동이 주님께 드리는 사랑의 행위가 되도록 지향을 둔다...!

형제.자매님들, 오늘도 평안하시고 행복하세요.
 Beethoven, 바이올린 로망스 제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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