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38) 긴 여행에 관한 약속 --- 셋 --- (줄거리)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09 조회수737 추천수3 반대(0) 신고

 

      긴 여행에 관한 약속 --- 셋 --- (줄거리)

                                                                  이순의

 

 

<알림 ; 문장의 기술은 부족할지라도 쓰기는 열심히 썼으며 이 시대의 누군가는 살고 있을 이야기를 제 부족한 솜씨로 완성해 보았습니다. 묵상글은 아니구요. 순수창작 소설입니다. 그 안에서 묵상할 것이 있다면 안으시고 묵상할 것이 없다면 그저 지어낸 이야기 한 토막의 재미를 즐기시라고 알려드립니다. 열심히 수고하여 마련한 것이므로 사랑하는 벗님들께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굿뉴스의 벗님들께 이 시대의 누군가 살고 있을 이야기를 드립니다. 2006년1월9일 월요일 부터.......>

 

 

 

-줄거리-



     이순의



<부님 자살을 하게 되면 정말로 지옥에 가나요?>

<왜요? 아시는 분이 세상을 버렸나요?>

<네. 너무나 아까운 친구가 절명을 했다고 하네요. 그 친구가 정말로 지옥으로 가야하나요?>

<제가 그걸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 결과 또한 신께서만이 아시겠지요. 다음 세계를 살다가 오신 분이 존재치 않으니 하느님의 사랑이 어디까지 무한하신지는 저도 모릅니다.>

 

경옥이 죽었다. 임경옥이 죽어버렸다.

보육원에 처음 오던 날에 피아노 연주회를 열어주었던 경옥은 티 없이 맑고 연약했다. 세상에 태어나 연주이외의 다른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경옥에게 아버지의 죽음은 혼란이었다. 그런 상황을 잠시 모면해 보고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음악 선생님으로 온 것이다. 그러나 보육원을 나간 경옥에게는 명품의 피아노 한 대와 가족들의 도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옥은 연주자의 길을 접고 피아노를 팔아 돈벌이가 될 만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공허한 좌절의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남자에게 정을 둔다. 남자는 경옥을 버렸고 경옥은 계속된 나락으로 추락할수록 돈과 인정을 쫓는다. 결국은 보육원에서 함께 다졌던 우정을 거부하고 만다.

그리고 나는 경옥이 결혼 한지 한 달여 만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옥이 죽은지가 3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나는 흥순에게 전화를 했다.

흥순은 피아노 치는 경옥이 보육원의 장애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었던 생각을 떠올리며 비통해 했다. 흥순이라고 세상살이가 살만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가경제라는 혼돈의 늪에서 가정이라는 성을 지키기 위해 눈이 밝아져야했던 평범한 가정주부의 굴레는 사회가 아니라 가족이었던 것이다. 그런 강제적 풍요 앞에서 아이들은 누릴 줄 알았고 남편은 나태해갔다.

결국 물질의 욕구란 꼭 탐욕에서만 생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생존이라는 방편이 탐욕이라는 사슬보다 중독성이 강했다. 흥순은 아르바이트 도우미였고 그에게서 묻어나는 색정마저도 자연스러웠다. 재미있는 세월을 재미나게 잘 살았다. 돈에 속고, 돈에 살고, 돈에 재미난!

그러던 어느 날, 보육원에서 헤어진 후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선희를 만난다. 흥순은 선희로부터 타락한 창녀에게 지급되는 화대를 받는다. 하늘아래 땅 위에 선다는 자체가 죄악이었다.

그리고 그 돈을 선희에게 돌려줄 것을 나에게 부탁했다. 나는 흥순이 준 화대를 들고 선희를 만났다. 그러나 그 돈은 돌려주지 못했다.

선희는 보육원에서 나온 후로 명문의 단란한 가정을 일구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추악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때문에 남편으로부터 수모를 당한다. 그 남자에게는 이미 헌신짝처럼 버린 여인이 있었다. 선희는 그 여인을 불쌍히 여겼고 위자료를 주었다. 남편의 여자도 아닌 여인에게 위자료를 준 대가가 자신의 불행일 줄은 선희 자신도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선희는 가정이라는 성역을 떠나지 않고 그런 모순된 사랑의 행각을 즐기며 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또 다른 여인인 흥순에게 위자료가 아닌 화대를 주게 된 것이다. 선희에게는 그 남자가 결코 행복해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인연이라는 끈이 운명이라는 곡예보다 질겼을까? 나는 경옥과 함께 노량진 시장으로 세발낙지를 사러왔던 남자를 만난다.


<부님, 이중성의 인간도 천당에 갈 수 있나요?>
<왜요? 아시는 분이 두 얼굴을 가졌던가요?>

<아니요. 저를 비롯하여 모두가 이중인격체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선을 사랑하기 때문에 악을 용서해야 할지? 악을 저주하기 때문에 선을 능멸해야 할지를 몰라서요.>

<저라고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는 너희 중에 가장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무한하시다는 복된 말씀을 믿고 사는 수밖에요.>

-끝-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