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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의 좋은것, 예쁜것...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2 조회수717 추천수5 반대(0) 신고

어릴적에는 몰랐는데요,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부모님을 닮아가는지 보게 되었습니다.

닮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점들도 참 많이 닮았고요,

닮았으면 싶었던 것들중, 닮지 못한 부분도 참 많이 있습니다.

저를 낳아 주신 부모님을, 바로 제가 닮았다는 것은,

닮고 싶지 않았던 부분을 닮았다 할 지라도,

분명 가슴 벅차오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 세월이 흐르고 흘러 저희 부모님이 주님곁으로 불려 가실때에,

그리운 저희 부모님을, 세상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겠지요...

하지만, 문득문득 제 자신을 통해 만나뵐수 있을 것 입니다.

그립던 엄마의 손을 잡고싶을때,

엄마손 꼭 닮은 제 손을 보며 추억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저희 예쁜 둘째 고양이는요, 하는짓이 어찌나 귀엽고 애교스러운지,

그어미를 꼭 닮았지 뭐예요... 그 어미를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여기저기 우리 고양이 측근들의 소식통을 조합해보면,

털 모양, 색상, 얼굴 생김새는 물론이고, 습관, 버릇들 까지도,

신통하게 모두 닮았다고 합니다. 그 작은 생명들에게 까지도,

하느님께서는 부모를 닮을 수 있는 큰 축복을 주셨나봅니다.

 

하물며 우리 모두의 아버지 이신, 우리 하느님을 닮지 못하라는 법 없지요.

태초에 당신의 모상 그대로 인간을 지어내신 하느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당신의 좋은 모습들중 고르고 골라서, 당신께서 주시고픈 것들중 또 고르고 골라서,

좋은것만, 예쁜것만 우리에게 주셨을 하느님을 생각해 봅니다.

 

악에 굴복하고, 세상을 타락시키며,

우리 스스로가 세속이라는 것을 탄생시키고,

그속에 법을 만들어, 마치 그것이 세상 불변의 진리인냥,

허황된 꿈과 욕심에 모든걸 다 바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분명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당신의 좋은것, 예쁜것은 아닐 것 입니다.

 

저는, 처음 성서를 읽기 시작할때 창세기부터 큰맘먹고 읽어내렸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야훼하느님이 무서워서 죽겠더라고요...

사실, 사랑의 하느님이시라 듣고, 믿어왔는데,

너무 독하셔서 실망도 많이하고, 더 멀게 느껴지고 말이죠.

그러다가, 신약에 다달아서 예수님을 접하게 되면서,

따뜻이 맞아주시는 하느님의 아드님품에 행복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어린마음에, 아버지는 독하신데,

아들 예수님은 참 착하시구나! 생각했었답니다 ^*^

 

두번째 구약을 다시 시작했을때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이번엔 오직 야훼하느님의 사랑만 들리고, 보이고, 느껴진 것이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오직 우리를 사랑하시는 성부하느님이 만져지고 느껴졌습니다.

어쩜 같은 글을 읽어내려 가는데, 그렇게 극과 극을 체험할수 있었을까요.

 

무서운 아버지가 아들을 나무랄때, 철없는 어린 아들은,

왜 나를 혼내실까... 그저 그런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무서울 뿐입니다.

나이가 들어, 철이 든 아들은, 그 무섭던 아버지의 말씀에,

알수 없는 가슴앓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실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면서,

끝없는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 흘리게 되는 것 이지요.

 

오늘은 우리 주님께서 당신께 도움을 청하는 나병환자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깨끗하게 고쳐주십니다 (마르코 1:40~45).

하느님을 가장 닮으신분, 바로 우리 예수님이시지요...

그런 우리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아야 할 이들은, 바로 우리들...

성령으로 하느님의 아들, 딸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는 빛의 자녀들...

바로 우리들 입니다.

 

고통중에 있는 이웃을 예수님을 닮은 가련한 마음으로,

함께 고통을 나누어 주는 우리들의 모습을,

세상 모든 유혹에도 끄떡없이, 오직 알렐루야! 하느님을 외치며,

이겨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망설임 없이,

계산없이 선뜻 나서서 손을 내미는 우리들의 모습을,

오직 하느님을 위해 나고 죽음을 그저 감사드리는 우리들의 모습을.

우리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어여삐 보아 주실까요...

 

두드려야겠다 마음만 먹어도,

이제는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당신께서 제 노크를 얼마나 기다리셨으면...

 

이제는 제 몸을 움직여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어서 일어나 나를 따르라는 당신의 말씀에,

이제야 비로소 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아버지의 좋은것, 예쁜것만 손에 쥐고, 제가 일어납니다.

오늘도 당신사랑의 숨결로, 제가 살아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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