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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 자비에 대하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2 조회수915 추천수8 반대(0) 신고



 

 

자비에 대하여

 

압바 푀멘이 말했다.

"어떤 사람이 죄를 짓고도

"나는 죄를 짓지 않았다'고 부인하면

그를 질책하지 마시오.

그의 용기를 꺾는 일이기 때문이오.

오히려 그에게 이렇게 말하시오.

'용기를 잃지 마시오, 형제여!

그러나 앞으로는 당신 자신을 돌보시오.'

그러면 그대는 그의 영혼이

회개하도록 일깨운 것이라오."

 

(금언집 597)

 

이 글에는 다른 사람을 대하는 수도승 교부들의 자비로움이 잘 나타나 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의 영성지도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진실을 시인하라고 남을 닦달하는 대신에, 푀멘은 그를 위로하고 그를 다시 올바로 서게 한다. 진실되이 꾸짖고 나무람으로써 다른 이를 제압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게 하면 그는 슬프게 떠나갈지도 모른다. 슬픔은 그를 마비시키고 그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포기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거리낌 없이 죄를 짓게 될 것이다.

 

푀멘은 그가 만난 사람이 아직 자신의 진실과 대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그는 그의 내적 상황과 현재의 상태를 고려한다. 그런 사람을 격려하고 북돋움으로써 그가 자신의 그늘진 부분과 잘못을 대면할 수 있게 돕는다. 다시 일어서도록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와 그의 잘못 사이에 어떤 거리를 둘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된다. 그와는 반대로 비난받고 판단 받은 사람은 쉽게 실망에 빠지고 자신을 팽개친다.

 

압바 푀멘의 말씀에서 우리는 사막 교부들이 도덕성을 높이려고 하지 않았으며, 결점없는 인간이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로 돌아가는 것이고,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조건 없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하느님께 조건없이 사랑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역시 자기네 삶의 불쾌한 부분들과 대면할 용기도 발견한다. 그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향해 돌아서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간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영성 지도자들이 압바 푀멘의 자애로운 권고를 늘 따르지는 않았다. 그들은 가끔 고해성사 중에 사람들을 낙담시켜 교회와 하느님으로부터 돌아서게 만든다. 사막 교부들의 지혜의 말씀은 오늘날의 교회에 절실히 필요하다. 그 말씀을 따라야 사람들은 하느님의 드넓은 사랑에 이끌리어 기꺼이 자신을 하느님께 내드리게 될 것이다.

 

-사막을 통한 생명의 길/ 안젤름 그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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