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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려놓기 연습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3 조회수830 추천수2 반대(0) 신고
내려놓기 연습

    노오란 잎을 자랑하던 은행나무가 길 건너에 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해가 질 무렵에는 더욱 아름답게 빛났던 나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추위에 떨면서 앙상한 가지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기 전 어느 아침이었습니다.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던 은행잎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차가 조금만 빨리 가도 잎새를 떨구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떨어져 버리는 은행잎을 바라보자니
    마음이 너무도 아팠왔습니다.
    그 여름에는 태풍에도 견디더니...
    하지만 은행나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서
    그 아름다움을 벗어 버린 것입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내년 봄에 파아란 손을 내밀어 하늘을 만져 주려고
    옷을 벗어 버린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내려 놓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내려 놓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릇장 속의 작은 그릇하나도 빼서 내려놓기도 어렵습니다.
    몇년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면서도,
    수납할 자리가 모자라서 쩔쩔매면서도
    불필요한 작은 그릇조차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필요라고 하지 않고 욕심이라고 하나 봅니다.
    나무가 욕심을 부리어 나뭇잎을 떨구지 않으면
    새잎이 돋아나지 않고 죽어버리듯이
    사람도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죽어버리겠지요.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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