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네사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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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6-01-13 | 조회수570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
네사람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수 없는 조문객들이 줄을 서지만, 정승이 죽으면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이 힘이 있고, 소위 잘나갈 때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막상 자신이 어려워지거나 병들었을 때는, 그렇게 많던 사람들도 다 떠나버린다는 것을 빗댄 말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의 친구가 진정 참되고 소중한 친구라고 하는가봅니다. 복음에 네 사람이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집 앞에 와 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자, 그냥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붕위로 올라가 지붕을 뚫고 그 공간으로 중풍병자를 내려 보냅니다. 그러한 네 사람의 믿음을 본 예수님은 감탄하십니다. “네 죄는 용서받았다.”는 말씀으로 중풍병자를 치유해 주십니다. 분명, 중풍병자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네 사람과 함께 있어 행복한 병자입니다. 우리가 죄인이지만, 하느님께 사랑받는 죄인인 것처럼 중풍병자 역시, 네 사람에게는 의미 있고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중풍병자에게 있어 네 사람은 자신의 믿음을 대신 표현해 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로 인도해 준 사람이요, 중풍병자에게 구원의 길을...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사람들입니다. ‘어렸을 때의 친구가 참된 친구다.’는 개념을 넘어 중풍병자에게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줍니다. 곧 예수님을 알게 해주시고 만나게 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이 때문에, 중풍병자는 비록, 환자이면서 행복한 사람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있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네 사람은 누구입니까? 우리가 건강하고 소위 잘나갈 때만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 때, 억장이 무너질 것 같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늘 함께 하는 네 사람은 누구입니까? 무엇보다도, 우리를 예수님께 나아가게 해주는.. 친히, 손을 잡아 예수님께로 인도해 주시고, 부족한 우리의 삶과 믿음을 보완해주고 완성해 주는 이 네 사람... 우리 각자의 네 사람은 누구입니까? 성령일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의 믿음을 강하게 해주십니다. 언제 어디서나 한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하느님만을 바라보게 합니다. 성모님일 수 있습니다. 우리 구원의 협조자로서 늘 우리를 예수님께로 이끌어 주시는 분입니다. 당신에게 드린 것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부족한 우리의 기도, 선물을 당신의 사랑으로 감싸주시어 풍만하고, 더욱 풍요롭게 해 주신 후에, 예수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곳이요, 기쁨과 행복과 사랑이 넘쳐나는 가정, 곧 가족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몸과 피를 나누다는 이유로 운명 공동체를 이룬 가족이 오늘날 우리가 가장 쉽고 자주 만날 수 있는 네 사람입니다. 이 가족이 나에게 있어 원수가 아니라, 고통과 아픔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진정 소중한 네 사람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가족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과 함께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럴 때, 가족은 진정 참된 네 사람이 됩니다. 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 더욱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요, 나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느끼게 합니다. 자녀들에게 어떤 유산을 주고 싶습니까? 돈, 재산, 교육, 건강... 다 좋습니다. 자녀들에게 아무리 많은 것을... 가장 좋은 것을 주더라도, 늘 부족하기만 느끼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에 한 가지를 더 포함할 것을 권합니다. 바로 믿음, “신앙의 유산”입니다. 신앙의 힘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길을 제시해 준다면,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나, 자녀들에게 항상 네 사람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살아 있든, 죽은 후에든 늘 예수님께 나아가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비록, 자녀가 고통과 절망 속에 있다 하더라도... 심한 병중에 있다 하더라도..참된 신앙의 유산을 내려준 부모는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으로... 여러분들이 행한 네 사람의 역할을 통해 자녀들은 이미 예수님을 만나고 있고, 늘 느끼며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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