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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수첩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3 조회수696 추천수11 반대(0) 신고

가끔 제가 묵상글 꼬릿글에,

"하느님의 수첩에 적고 갑니다." 라는 메모를 남기곤 합니다.

제게는 하느님의 수첩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주님의 길을 따르겠노라 다짐한후로,

늘 제가 품고다니는, 제가 직접 만든 수첩이지요.

 

일하면서 조금씩 틈이 날때마다,

인터넷으로 여러 신부님들 강론말씀을 적습니다.

좋은 영성, 묵상글을 적기도 하고요,

그날그날, 가슴에 와 닫는 성서의 말씀도 적어둡니다.

그리고 퇴근후 집에서 밤마다 귀염둥이 신랑에게 조잘조잘 읽어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이야기를 읽는 행복,

그것을 내손으로 직접 적어 옮기는 행복,

그리고 적은 것을 누군가에게 읽어 주는 행복... ^*^

 

비록 아주 작은 일이지만 하느님께서,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제가 몸소 알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가방속에 늘 넣어 놓고 다니던 수첩을 꺼내서 넘겼는데,

십자가 세로 대칭 모양의 핏자국이 생겨있었습니다.

첫장에서 스미기 시작한 자국이 총 7장 묻어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집에있는 저희신랑 묵주 십자가 모양하고 똑같답니다.

세로 길이, 가로 길이에 모양까지 말이죠.

그리고 그 다음엔 제가 가지고 있던 성당주보에 생겼고,

그리고 또 다음엔 한권의 수첩을 다 쓰고 나서,

두권째 수첩을 제가 또 만들었을때...

처음엔 너무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수첩을 열어볼때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하여 주심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늘 눈으로만 보고, 귀로만 듣고, 내 손으로 만져져야만 믿어주는 우리들이,

한사랑으로 가득 품고계신 우리 주님을 얼마나 힘들게 해드리는지...

 

오늘 제1독서 (사무엘 상 8:4) 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신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배척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라고 그분 앞에 당당히 죄 짓고 살아가는 제 자신을 봅니다.

 

하느님의 뜻과 전혀 다른 길을, 그분께 당당히 요구하면서,

무엇이 당신 뜻인지 알길 없으니, 그저 내 청을 들어주십사,

무대포로 요구하는 제 이기심을 봅니다.

 

하느님 앞에, 내가 없어야 온전히 그분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을,

자꾸만 하느님 앞에서, 내 존재를 확인 하고 싶어 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내 가치를 발견 하고 싶어 합니다.

 

그분앞에 내 모든것을 내어 드립니다.

그분 안으로 내 모든것이 흡수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분앞에 내 가치도, 내 존재도 그저 사랑일 뿐입니다.

오직 사랑 하나만 가지고, 그분 앞에 서겠습니다.

 

어떤이들은, 수첩을 보고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 보듯 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실망스럽고, 야속했지만 제가 조롱을 받을수록

더 크게 보듬어 주시는 주님의 손길에 이제는 괜찮습니다 ^*^

오히려 그들의 질타가, 제게는 더 큰 기쁨이 되어갑니다.

 

오늘도, 저는 하느님의 수첩 세권을 가슴에 품고 출근했습니다.

가장 좋은자리, 가장 가까운 자리에 모셔두고,

오며가며 손을 올려 감사드립니다 ^*^

 

행복에 기쁨을 더하고,

사랑에 찬미를 더하며...

 

내 사랑, 내 생명,

내 하느님, 나의 주님이시여...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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