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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장애는....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4 조회수867 추천수9 반대(0) 신고

 

 

                                  나의 장애는....

 

         

                                                   

 

우리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크고 작은 질병을 갖고 살아갑니다.

제게 있어 육체적인 병은 코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건조했을 때, 코가 심하게 막히거나, 자주 콧물이 나와 신경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수술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마도 담배를 끊어야 나을 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신적, 심리적인 병은 많습니다.

늘 근심, 불안, 부족함을 갖고 생활합니다.

주님께 기쁨과 평화를 청하며 살아가고, 실제 이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조그마한 시련이나 유혹이 왔을 때, 곧 기쁨과 평화가 사라지고, 근심, 불안에 휩싸입니다.


또한 내일,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합니다.

‘이거해야 하는데...’  ‘내일 강론은 어떻게 하지?’ 라는 문제로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잘 되었거나, 강론 준비가 잘 되면, 그날은 편하게 지나가지만, 잘 안될 때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떤 때는 ‘내가 강론을 쓰기 위해 신부가 됐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편협한 저의 강론에 다 담아 낼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준비한 강론이 전부가 아님을 잘 알면서도...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강론이 정리되어 있으면, 든든합니다.

하느님 보다 제가 준비한 강론에 더 의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외에도 많습니다만, 지금 제게 있어 정신적 육체적인 문제는 비염과 근심, 불안, 스트레스 입니다.

이것이 저를 힘들게 하는 병이요,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분의 도움으로 살아가려 하기 보다는... 어쩌면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하느님 보다는 저의 노력과 의지적인 힘으로 살아가게 하는 병이요, 장애입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이런 병과 장애가 있는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다가오시어,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병, 장애를 모두 꺼내 놓으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쉽고도, 잘 말씀해 주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장애를... 병을 주님께 꺼내놓기가 어렵습니다.

주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의지하기 보다는... 주님과 함께 살아가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병이 없다는 것을, 자신을 힘들게 하고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또한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치유해 주려 오시는 주님께... 우리의 근심, 걱정, 불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없애 주시려 오시는 주님께 ‘주님, 이것이 저의 문제요, 병입니다.’ 라고 고백하기 보다는, ‘무슨 말씀입니까? 저 병 같은 것 없습니다. 아, 삶에서 이 정도의 병, 장애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라는 마음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외면해 버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환자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결코 치유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는 한, 죄의 용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장애가 무엇이고, 어떤 것입니까?

지금, 떠오르는 그 문제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그 아픔, 고통입니다.

지금, 자신이 바라보는 그 모습입니다.


이 모두를, 오늘, 의사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께 말씀드려 치유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비록, 근심, 걱정, 불안으로 이루어진 삶이라 하더라도, 그 곳에 머물러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시는 주님! 그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기쁨과 평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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