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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좋은 스승"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5 조회수855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1.15 연중 제2주일

사무 상3,3b-10.19. 1고린6,13c-15a.17-20 요한1,35-42

                                                              

 

 




"참 좋은 스승"



어제 몇 분 손님들과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마침 상담학을 공부한 분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물었습니다.

“상담을 잘 하려면 상담을 먼저 잘 받아야하고,
영적 지도를 잘하려면 먼저 영적 지도를 잘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그렇습니까?”

“맞습니다. 상담학을 공부하면 상담은 필수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신부님은 어느 분에게 영적 지도를 받으셨습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혔으나,
문득 답변이 떠올라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 위에 계신 분으로부터 받습니다.”
순간 웃으며 대답했지만, 참 대답 잘했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전에 좋은 사람 스승 만나는 게 우선입니다.
좋은 사람 스승 만나기 참 어렵습니다.
평생에 좋은 스승 한 분이라도 만났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누가 참 스승입니까?

진정 하느님을 찾는, 그리스도만을 향한 사람입니다.

자기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사는 무욕의 겸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참 스승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이 그 모범입니다.
두 제자의 스승이면서도

끊임없이 스승 그리스도를 찾았던 세례자 요한같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는
스승 요한의 말을 들은 요한의 두 제자들 즉시 주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자기의 두 애제자들을 참 스승 그리스도에게 고스란히 인계하는

무욕의 겸손한 스승, 세례자 요한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이 있습니다.
좋은 스승은 저절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간절히 스승을 찾는 좋은 제자 있어 좋은 스승 나타납니다.
요한의 두 제자들 참 스승 찾고 있음이 분명하니
다음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무엇을 찾느냐?”
요한 제자들의 심중을 알아채신 주님의 물음에

즉각적으로 대답하는 두 제자들입니다.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좋은 인간 스승은 자기 제자를
참 스승인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 안내하는 자입니다.

자기의 제자이지만 결국,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아는 자입니다.

1독서의 사무엘의 스승, 엘리도 사무엘을
자기 제자가 아닌 하느님의 예언자로 양성하지 않습니까?

제자 사무엘을 부르는 정체불명의 소리의 정체를 알아챈
스승 엘리의 지혜로운 충고에 따라 대답하는 사무엘입니다.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엘리의 종 사무엘이 아니라,
하느님의 종 사무엘을 양성한 참 좋은 스승 엘리임을 깨닫습니다.


좋은 인간 스승은 말로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몸으로, 삶으로 가르치는 자입니다.

"와서 보아라." 요한 두 제자를 당신의 삶으로 초대하신 주님이십니다.

그 모범적 삶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주님이셨습니다.

‘지식의 선생님’은 많은데

‘삶의 스승’은 빈곤한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무욕과 겸손, 청빈한 삶의 바탕 있어 빛나는 하느님 영광에 영성입니다.

낙타 털옷에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 꿀을 먹으며
하늘나라를 선포한 광야의 예언자 세례자 요한의 풍모가
그대로 무욕과 겸손, 가난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스승의 진정한 권위는 외적 지위나, 소유가 아닌
단순하고 겸손한 삶에 바탕 두고 있음을 봅니다.

옛 수도 교부들, 진정 지혜로운 삶의 스승이었습니다.
말씀대로 살고, 산대로 가르쳤으며,
자기가 살지 않은 것은 절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절제와 중용을 강조했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극단의 고행을 피한 현실주의자였습니다.

무엇보다 삶을 받쳐주고 삶을 반영하는 몸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2독서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의 몸은 하느님의 것이요, 그리스도의 지체이자 성령의 성전이기에,
우리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해야 함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스승 없다고 탄식하지 마십시오.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의 참 스승은 그리스도뿐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고 말씀하신

그리스도 예수님, 우리의 참 스승입니다.

다음의 마태오 복음 말씀도 기억하실 겁니다.
세상의 누구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고,
그 누구도 스승이나 지도자로 부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 한 분 뿐이시고,
스승이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며,
너희들은 모두 형제들이라고 주님은 분명 말씀하셨습니다.

이보다 철저한 우상타파의 복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착각하여

하느님 아버지 자리에,
그리스도라는 스승이나 지도자 자리에,
사람인 내가 들어서기에 숱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옛 훌륭한 스승들, 언제나 겸손하여 참 스승은 그리스도임을 잊지 않았고,
자신들은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손가락들임을 늘 명심했습니다.

우리의 참 좋으신 스승인 그리스도님,
성령 안에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진리와 생명의 길을 통해서 우리 모두를 하늘 아버지께로 인도해 주십니다.

이 은혜로운 미사 시간,
참 좋은 스승이신 주님은

우리를 부르셔서 당신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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