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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구 빽입니까?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6 조회수725 추천수11 반대(0) 신고

 

                              누구 빽입니까?

 

 

                                                        

 

 

우리의 삶에는 당연히 지켜야할 규범, 질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이런 규칙, 질서들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볼 때면, 좀 비아냥거리는 투로, ‘이야,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고, 빽이 대단하네!’ 라는 농담을 합니다.


빽과 관련된 체험이 제게도 있습니다.

광주 공항은 안개가 자주 끼다보니, 종종 비행기가 결항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입학하는 날도 그랬습니다.

오전 12시까지 학교에 오라는 통보를 받아서, 10시경에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안개 때문에 제가 타고 갈 비행기가 결항되어버렸습니다.

순간 공항은 발권 창구에서 고함치는 사람... 여기 저기 전화하는 사람... 오후 비행기의 대기자 신청하는 사람 등으로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가 대기자 신청하러 가보니, 대기석이 마감되어 버려, 도저히 그날 학교 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순간, 저는 ‘이러다가 학교에 못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물론, ‘교구에서 알아서 해 주겠지.’ 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안심이 안 되었습니다.


지금 함께 계신 양 신부님께서 성소국장 신부님이셨기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신부님, 비행기 결항되어 버렸습니다.’

‘그래, 좀 기다려!’ 라는 말씀에 전화를 끊고 30분 후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너네 4명 오후 비행기 예약했다. 그편에 타고 학교에 가라!’ 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창구에 가서 힘차게 외쳤습니다.

‘오후 3시 30분 광주요’

저의 말에 승무원은 놀라며, 제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 표를 구했습니까? 우리도 자기 빼기가 힘든데....’

그 말이 제게는 ‘참 빽이 대단하십니다.’ 라는 말로 드렸습니다.


그때, ‘빽이 좋긴 좋구나.’는 생각과 함께 양 신부님의 대단함(?)을 느끼며 학교에 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 제가 진정 믿고 의지해야할 빽이 하느님이셨는데, 그 순간에는 하느님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연히 지켜야할 규칙이었는데도, 의연 중에 ‘양 신부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겠지!’ 라는 교만한 마음이 깊었던 것 같았습니다.


복음에도 빽과 관련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단식규정이 있습니다.

때문에, 그 기간이 되면 한 사람 예외 없이 모두가 단식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제자들은 이를 지키지 않자, 사람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단식을 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소위, “무슨 빽으로 단식하지 않습니까?” 라는 물음입니다.

그 때, 예수님은 자신과 함께 있는데... “내가 바로 신랑인데, 나와 함께 있는 친구들이 어떻게 단식할 수 있느냐? 먼 훗날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때, 단식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단식은 메시아, 곧 예수님을 기다리기 위한... 잘 맞이하기 위한 단식이었습니다.

때문에,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기에 단식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늘 믿고 의지하는 영원한 빽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기에, 모든 사람이 지키는 규정을 넘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어떠한 기득권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사람들의 삶을 넘어서는 특수한 빽을 갖고 생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 안에 가장 중요하고 든든한 빽을 담고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나의 편... 나를 도와주시는 분을 빽으로 모시고, 그 빽의 힘으로... 능력으로 늘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는 고백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의지하는 빽은 무엇입니까?

어렵고, 큰일이 닥칠 때, 도와달라고... 청하는 분이 누구입니까?


김정식 님의 ‘예수 내 작은 기쁨’ 이란 노래는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밤길을 가고 있을 때 누군가 등불 밝혀주는 이

내가 미움에 떨고 있을 때 누군가 날 위해 아파하는 이

내가 고난에 울고 있을 때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는 이

*음을 생각하니 내 맘에 한 빛이 가득 차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네.

예수 내 기쁨 예수 내 평화 날 위해*

등불 밝히는

아파하시는

기도 하시는

예수 내 희망 예수 내 생명 작은 나의 기쁨


바로 예수님이 우리의 기쁨, 평화요, 가장 든든한 빽이 아니겠습니까?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 ♬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형제님 노래 - 예수 내 작은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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