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맘껏 즐기라며, 지금 우리를 재촉하십니다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16 조회수766 추천수9 반대(0) 신고

어릴적에 제가 살던 동네 아파트 정문 앞에는,

그때당시 최고의 불량간식 거리였던 뽑기 아져씨가 매일 찾아 오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용돈을 몽땅 그곳에 다 털어 넣어버렸지요.

주머니에 땡전 한푼 남지 않자, 털래털래 집으로 들어갑니다.

 

마침, 제 동생이 태어나던 해라서,

저희 엄마는 늘 갓난 동생과 함께 밤낮이 바뀌어 버리셨답니다.

어느날 집에 들어가니 잠들어 계신 엄마와 동생 옆에,

엄마지갑이 눈에 띄이는 것이였어요.

뽑기가 너무 먹고 싶은 나머지,

지갑속에 500원 짜리 하나를 꺼내 들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간이 콩닥콩닥, 뒤도 않돌아 보고 뛰쳐 나갔었지 뭐예요 ^*^

 

그리고 그날부터 어린 골롬바는,

경찰차 싸이렌 소리만 들리면, 뛰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뛰어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경찰 아져씨들이, 엄마 돈을 훔친 저를 잡아가실 줄 알았거든요 ^*^

오랫동안 경찰 아져씨들을 피해서,

요리조리 숨어 다니던 제 어린시절 이었습니다 ^*^

 

지금은, 그깟 500원 눈에 띄이면 제 돈이지요.

아무런 가책도 없이, 쓱! 내 주머니에 넣어버리면 그만인 돈이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세상과 친해지는 것, 영리에 밝아 가는 것...

역으로 하느님과는 멀어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죄를 짓는 처음 순간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죄가 반복 되는 것 입니다.

또한 반복 되는 죄 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어느순간 그 죄책감마져 사라져 버리는 것 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는 제가 좋아하는 말씀을 하십니다.

"신랑이 혼인잔치 손님들과 함께 있다" (마르코 2:18~22) 

우리는 항상 우리 예수님과 함께 살아 가고 있습니다.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믿는 우리들 에게, 예수님이시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임마누엘 하느님 이심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 입니다.

그것도 신랑과 아주 친해서, 신랑 앞에 마주 앉아있는 특별한 손님들 입니다.

저 먼 발치에서 신랑과 대면하고픈 마음에 서성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랑은 우리를 먼저 반겨 줍니다.

"잘 와주었다." "많이 먹고 즐기렴."... 끝없이 챙겨 줍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행복과 기쁨은, 모두 우리를 위해 준비 된 것 입니다.

끌어당겨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을,

우리는 게을러서, 무지해서, 어리석어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때는 이렇게 우리곁을 서성이시는 주님을 알아뵙지 못한채 투덜대기만 합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얼마나 느끼고, 알아뵈며 살아가나요.

저는 주님이 느껴지지 않을때, 가만히 두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나즈막히 주님을 불러드립니다.

어떤때는 제가 앉아있는 뒤에서,

제 두어깨 우에 살며시 손을 올리시는 주님이 느껴집니다.

 

가끔씩 몸이 힘들어서 주님이 보이지 않을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나보다 더 다리 아파, 안절부절 못하시는 주님을 생각해 봅니다.

그럼, 없던 힘도 생겨 납니다.

내가 힘을 내야, 우리 주님도 힘이 나실테니까요...

 

어떤때는 주님이 너무 예뻐 보이시어,

"사랑합니다..." 고백합니다.

그럼 주님께서는 더욱 예쁜 모습으로, 절 보며 방긋 웃고계심이 느껴집니다.

 

조그만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는 우리들 입니다.

작은 분심거리에도,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는 나약한 우리들입니다.

그런 우리들을 주님께서는 늘 곁에서 지켜 주고 계십니다.

당신의 혼인잔치에 우리르 초대하시어,

맘껏 즐기라며, 지금 우리를 재촉하십니다.

 

흥겨운 음악소리에 춤추며 행복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맘껏 즐기며, 당신을 더욱 사랑합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의지가 되어 주셨도다.

넓은 곳으로 이끌어 내시어 나를 구하셨으니,

내가 주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로다. (시편 18,19-2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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