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누군들 미치지 않았으랴?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21 조회수669 추천수12 반대(0) 신고
 





복음: 마르 3,20-21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셨지만
쉴 사이도 없이 밀어닥치는 군중 때문에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으셨다.
친척들은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붙들러 나섰다.
미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정말로 정신이 나간 것일지 모른다.
제 정신을 가지고서야 자기 먹을 것도 챙기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남을 위해 정신없는 사람이 있을까.

......

과연 예수님만 미치셨을까?
어쩌면 우린 미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역시 미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정신병원에 입원을 안 했다 뿐이지
세상엔 그 경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신을 위해(危害)하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아는지
매사에 경계와 주의를 하는 피해망상증 환자가 득실댄다.
항상 큰 소리만 치고 감당도 못할 일을 벌리고 다니는
과시형 과대망상증 환자도 넘쳐난다.
자신을 잊고, 현실을 잊고자
무엇엔가 중독이 된 환자들도 천지다.

섹스에 미친 사람, 돈에 미친 사람,
명예에 미친 사람, 권력에 미친 사람, 예술에 미친 사람,
쇼핑에 미친 사람, 일에 미친 사람...

온갖 것들에 미친 사람들이
세상엔 무궁무진 포진하고 있다.

분수에 넘치는 권력과 명예를 탐내다가
질투와 시기에 미쳐 올바른 판단을 못하고
결국 비참한 죽음으로 막을 내린
오늘 독서의 사울도 예외가 아니다.

슬픔과 괴로움에 찌들어
어쩌면 한 시(時)도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런 사람들이 특별히 미쳐 보이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나도 미쳐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치고 안 미치고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자신이 이상이 있다는 것을 긍정하는가,
부정하는가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이상이 있음을 의식해야 한다는 우스운 결론이다.
그래! 우리 모두는 약간씩 미쳐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래! 이왕이면 사랑에 미쳐 살아보자.

어떤 사랑을 선택할까?
받아도 받아도 한없이 목마른 사랑은 너무 외롭다.
차라리 주는 사랑을 택해야 덜 외롭지 않겠나?

예수님의 사랑방식!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을 쏟았던 분.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고 홀연히 떠났던 분.

그래!
사랑을 퍼주는 일에 미친 예수.
사랑을 받으려는데 혈안이 된 군중.

나는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사랑을 퍼주기에 신바람 난 예수님의 편인가?
사랑을 받기에 급급한 군중의 편인가?

예수님의 뒤, 그것이 제자됨의 위치다.
참 행복을 선사해주시려는 예수님의 초청이다.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정신이 나간 거다.



Moo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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