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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따라 오너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22 조회수65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6.1.22 연중 제3주일

 

요나3,1-5.10 1고린7,29-31 마르1,14-20

                                                       


 

 

"나를 따라 오너라"

 

 

여러분은 길을 잃지는 않으셨습니까?
제대로 인생길을 가고 계십니까?

 

우리의 길은 예수님이십니다.
과연 예수님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오늘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 예수님의 복음 선포의 요약입니다.

 

예나 이제나 믿는 모든 이들에게 절박성을 띤 복음 말씀입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바로 지금 가까이 임박한,
아니 이미 지금 여기서 시작된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비범하지 않습니다.

깨어있어야 듣습니다.

주님을 찾는 갈망이 깨어있어 주님의 부르심을 듣게 합니다.

 

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 따라 나서는 게 바로 회개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시는 순간 두 형제를 즉시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자기 삶의 자리에서 평범한 일상에 충실했던

두 형제를 눈여겨보시고 부르신 후,
이어 그물을 손질하던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자 곧바로 부르십니다.

 

그렇습니다.
자기 삶의 자리에 깨어 충실할 때 주님은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 역시 주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르심을 받은 네 제자들
주님 향한 갈망에 깨어 기다렸기에 주님의 부르심을 들었음이 분명합니다.

 

이 네 형제들의 응답에 대한 묘사가 참 통쾌합니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 나섰다.”

 

이 네 형제들 모두를 버리고 그분을 따라 나섰다 합니다.
예수님과 만남으로 삶의 방향을, 삶의 길을, 삶의 의미를 찾았음을 뜻합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비로소 참 자기를 찾았고 사명을 발견했음을 뜻합니다.

 

어둠과 절망, 죽음의 세상에서
빛과 희망, 생명의 하느님 나라에로의 탈출을 뜻합니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구원이요 하느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바로 이게 회개의 구체적 열매입니다.

 

참 보물, 주님을 찾았는데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이제 세상 소유는, 세상 재미는 시들해졌고 완전히 빛을 잃었습니다.

 

생명의 주님 만나니 예전에 소중했던 소유물들은
무거운 짐이 되어 저절로 버리게 됩니다.

 

주님을 만나지 못해
삶의 의미를,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참 보물 주님을 찾지 못해
소유의 노예 되어 자유를, 행복을 잃고 사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소유에서 결코 삶의 의미를, 삶의 행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이루어지는 회개에 자기 포기입니다.

주님의 거울에 환히 드러나는 죄로 얼룩진 내 모습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포기,
꼭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구체적이고 극단적인 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한 복판에서 주님만을 바라보며

무집착, 무소유의 정신으로 사는 것을 뜻합니다.

 

바로 바오로의 권고가 이에 딱 들어맞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의 집착으로 세상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세상 강물을 유유히 흐르는 가벼운 배되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불필요한 삶의 짐을 안팎으로 부단히 비워
우리 삶의 배를 가볍게 하는 것이 진정 지혜로운 제자들의 삶입니다.

 

환경, 사람 바꿔봐야 얼마 지나면 결국 그 환경, 그 사람입니다.
바꿀 것은 밖의 사람이나 환경이기 보다는 내 마음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마음을 비워, 마음을 새롭게 하여
주님을 따를 때, 늘 새 날,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내적 회개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공동체의 회개가 보완되어야 이상적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요나의 회개 선포에 이은 니네베 사람들의 공동체적 회개,
가르쳐주는 바가 참 큽니다.

 

마침내 니네베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고 단식하며 자루 옷 쓰고 회개하였고,
하느님께서는 이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마음을 돌리시어 이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거두셨다합니다.

 

공동체 회개의 위력을 말해 줍니다.
이래서 미사시간이 그토록 좋은 것입니다.

 

함께 공동 참회로
시작하여 주님의 용서를 받고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침으로

서로 용서하면서 하느님의 용서를 확인합니다.

 

바로 공동체의 영적 대 청소 시간이 미사시간입니다.

물론 가정이든, 교회나 수도 공동체든
적절한 시기에 공동 참회 예절을 가질 수 있다면 참 바람직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주님의 부르심에 늘 충실히 응답할 수 있도록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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