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따르는 삶

복음에 예수님께서 “믿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따르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그 근거를 ‘마귀를 쫓아내고, 기이한 언어로 말을 하고, 뱀을 쥐거나 독약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며, 병자에게 손을 얹으면 나을 것이다’고 제시해 줍니다.

우리는 기적을 바랍니다.

자신의 삶이 변화되고, 병이나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적을 간청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이런 기적을 원하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렵게라도 체험되기는커녕, 고통만, 절망만 더해질 뿐입니다.

희망까지 사라질 때가 많은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삶이 과연 기적이 따르는 삶일까요?

과연, 기적과 기적이 따르는 삶은 무엇이고, 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두 가지 의미로 묵상해 보았습니다.

먼저, 복음 말씀을 잘 살펴보면, 기적이 따르는 삶은 자신을...자신의 가정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남을 위한 삶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 역시 우리의 이름이 아닌, 예수님의 이름으로 행할 거나, 이루어지기를 바랄 때, 기적이 따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기적이 첫째 조건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에서 체험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기적이 따르는 삶은 우리 삶의 자세에 많은 영향을 받는 다는 것입니다.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파하는 사람의 고통,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고통을 겪는 그 당사자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기도하는 그 사람은 기적을 체험할 어떤 가능성, 싹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하느님 외에 절대적이 것은 없고, 모두 상대적으로 느끼고 체험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다이아몬드를 현미경으로 보면 상처투성이라고 합니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어떠한 일이 좋은 일이 될지, 나쁜 일이 될지는 경험되는 당사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아픔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문제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곧 아픔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기적을 체험하느냐가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에 중요한 것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똑같은 삶의 반복이라 하더라도,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 안에 있는 기적의 씨앗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종종 강론에 대한 부담감이 있습니다.

묵상이 잘 될 때나, 매끄럽게 강론을 써 나갈 때는,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묵상이 안 되고, 강론이 잘 안 써질 때는 여간 부담이 아닙니다.

‘언제면 원고 없이... 간단한 묵상으로 강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강론 잘하는 선배 신부님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생각에 머물러 버리면, 저는 강론 준비를 통해 체험되는 기적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과정 하나하나를 통해 성숙되고 성장하는 제 모습을... 기적의 삶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저 자신을 자랑하거나, 합리화 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 반 동안 광양에서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충실히 강론 준비 하는 것! 게으르고 나태한 제가 어떻게든 빈손이 아니라, 강론 원고를 갖고 강론대에 올라서는 것!

이것이 바로 제게는 기적이요, 충분히 하느님께 감사드릴 점입니다.

이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가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이유로 매일 다툼과 불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미움과 싸움,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 들면서도 굳굳하게 가정을 지키려하는 것! 이 시기만 지나면 기쁨과 평화가 오리라고 희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적이요, 기적을 체험하는 삶입니다.

문제는 지금 겪고 있는 아픔, 절망 때문에 기적과 함께하는 예수님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하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것을 보려는 마음과 삶의 변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입니다.

그런 단순한 생각이 변화가...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에서 상대방으로의 전환이 평범한 우리 삶에 기적이 따르게 할 것이고, 또한 그 기적을 체험하게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음과 행할 능력을 내려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