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편집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25 조회수58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복음: 마르 16,15-18

마르꼬 복음은 원래 16장 8절에서 끝난다.
즉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갔던 여자들은
무덤 안에서 흰 옷을 입은 젊은이를 보고 질겁을 하여
덜덜 떨면서 도망쳤고, 전달하라는 말씀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끝이 난다.

그러나 이러한 끝이 무언가 미진하다고 여긴
후대의 어떤 편집자는 그 이하를 덧붙였다.
즉 다른 복음서에 있는 이야기들의 일부를
간략하게 따와서 최종 편집한 것이다.

즉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는(9-11절)
요한 복음과 마태오 복음에서.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는(12-13절)
루가 복음에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는(14-18절)은
마태오와 루가와 요한과 사도행전에서.
그리고 예수님의 승천이야기는(19-22절) 루가복음에서.
이렇게 조금씩 따다가 자기의 방식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여기저기서 편집해와서
이렇게 좋은 것들만 들려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오늘 복음은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 중의 일부다.

나는 전에 이 부분을 싫어했었다.
해도 너무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뱀도 독도 아무런 해를 입히지 못할 것이라는
바로 이 구절. 너무 심하게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이 구절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살다보면, 공연히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멀쩡한 말도 곡해하고,
농담도 인사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사람들도 여기저기서 자기 좋은 것들만 수집하고 편집한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안좋은 쪽의 것들이다.

 

그렇게 만들어낸 허위와 공상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독설과 비방을 뒤에서 퍼붓지만
그것에 한마디라도 대꾸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가 원하는 짓이다.
분쟁과 난투극, 갈라진 혀의 설전과 공방이
바로 그의 주무기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항상 분란의 중심에 있는 그들.
누군가를 흠집내는 취미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가 바로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믿는 사람의 표징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오늘 복음에서는 일러주고 있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손으로 집어도 해를 못끼치는 뱀.
마셔도 끄덕없는 독.
그것은 그의 정체와 수법이 무엇인지
뻔히 알고 대처할 때 가능하다.

그는 하느님께 대한 나의 믿음을
그분에 대한 나의 열성과 사랑의 계명의 준수를
시험하려고 보낸 그분의 사자(使者)일지 모른다.

혹은 그분이 보낸 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악습과 지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있다.
그의 고질병은 어릴 때부터 형성된 심리적 결함에서
얻어진 것이어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든 그러한 사태에 빨려들지 않고 
거리를 두고 정신을 차려 사태를 대할 수 있다면,
그 독한 독설과 비방에도 그다지 손상받지 않으리라.
말도 안되는 모함과 편집에도 끄덕없는 자신을 발견하리라.
전과는 다르게 처신하고 있는 자신에게 새삼 놀라움을 느끼고
그 안에 하느님이 함께 하셨음을 깨닫게 되리라.

누가 뭐라고 갈라진 혀를 내밀어도
누가 뭐라고 독을 퍼뜨려도
내 마음의 평화를 깨뜨릴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믿는 이에게 따르는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