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겨자씨만한 우리들, 당신께서 손수 키워내 주시옵소서.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27 조회수808 추천수12 반대(0) 신고

어제는 제 사랑하는 친구들, 율리아나와 요안나와 함께,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안나는 지난 묵상글을 통해 소개했던 친구입니다.

인도의 마더하우스에서 첫영성체를 받고 온 친구 말예요.

 

저희셋은 중,고등학교 친구들입니다.

모두 같은 시기에 이민을 와서, 한 학교에 다니게되면서,

함께 고민도 많이 하고 어렵고 힘든 사춘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 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써서 주었던, 편지와 쪽지들이 몇박스씩 있답니다 ^*^

힘들때 위로해주고, 기쁠때 함께 나누고픈 친구들이,

제게는 한명도 아닌 두명씩이나 있답니다 ^*^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간다고,

각자의 야망에 젖어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순수했던 지난시절은 어디로 가고,

실패와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은 그저 하느님일뿐 ...

우리들의 앞날은 우리가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져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우리들에게!!!

언제인가 부터, 대화주제는 세상것에서 하느님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셋이 쉴새없이 나눈 대화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우리 하느님 이십니다.

세상의 얘기를 나누던 예전에 비하면, 비교도 않되는 행복을 느낍니다.

참을수 없는 가슴 벅차오름에, 저는 어젯밤 친구들을 보내놓고도 아쉬워서,

또다시, 주님 붙잡고 실컷 수다를 떨었지요 ^*^

 

다른 누구와 있더라도 느끼지 못할 평온함을,

저는 그 친구들을 통해 느낍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줄 친구들...

내가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줄 친구들...

내가 결혼한다고, 친정엄마처럼 울먹울먹하던 다정한 친구들...

때로는 듣기 싫은 소리와 충고에도 묵묵히 듣고있는 친구들...

그런 착한 친구들이 바로 요안나와 율리아나 입니다.

 

"우리가 걷고싶은 길은, 항상 달콤하고 폭신한 솜사탕길이지.

 하지만, 솜사탕길 옆에있는 따가운 가시밭길을,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피땀을 흘리시며 주님께서 홀로 걷고 계신단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바로 그곳!!!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시밭길이라도 주님과 함께이기에,

 참 행복한 그길이란다..."

 

제가 어제 잔소리처럼 계속 했던 이야기 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세상 모든 젊은이들에게 해주고싶은 이야기 입니다.

저는, 주님께 푹신하고 달콤한 솜사탕길을 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다.

앞이 캄캄해서 한치 앞이 안보이는 길을,

주님께서 손수 인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험난한 가시밭길 일지라도,

주님께서 함께 걸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뜨겁게 달구어지 돌밭길 일지라도,

서로 업어주며 함께 가주시기를 청합니다.

오히려, 험난한 길이기에 더욱 행복하며, 보이지 않기에 더욱 평온합니다.

 

누구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세상에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젊은이들에게 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바로 그 꿈이 자신의 올가미가 되기도 합니다.

그 아름답던 꿈이 집착과, 오기로 변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그 꿈을 세상에 두지 않고, 천상에 두기를 권고합니다.

영원히 사그러 들지 않을 천상의 꿈은 얼마든지 크게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모든일에 변수가 작용하지만, 천상에는 그 어떤 변수도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나자신을 버릴때...

주님께서는 바로 그곳에 서 계십니다.

두팔 활짝 벌리시고, 우리를 안아주시려고 오래오래 기다렸다 하십니다.

그 품안이 얼마나 평온하면,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아집니다.

어린아이처럼 주님 품안에서 마냥 행복합니다.

아무리 큰 부귀영화를 누린다해도, 그품안을 결코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이 행복을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누구나 마땅히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모두가 저버리지 않기를...

욕심을 버리고, 나 자신을 버릴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어제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때에,

"우리 셋, 삼총사가 어떻게 모두 가톨릭이지?" 라는 이야기를,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요안나가 꺼내었습니다.

"그러게, 그러게!!!" 티없이 맑고 순수한 새침떼기 율리아나는,

신기한듯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함께 해야할 하느님의 일이 있기 때문이야!"

하느님 분야 잘난척쟁이 골룸바가 또 아는척을 했습니다 ^*^

 

이렇게 작고 작은...

이 세상의 먼지보다도 작은 우리셋...

주님께서는 어떻게 써주시렵니까!

이렇게 티끌만한 우리를 어찌 쓰시어,

당신의 크신 뜻을 이루시려 나이까!

겨자씨만한 우리들,

당신께서 손수 키워내 주시옵소서...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마르코 4:26~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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