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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어처럼 천상 예루살렘을 향해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1-29 조회수596 추천수7 반대(0) 신고

 

 

       <올리브 동산의 게쎄마니 대성전, 세계 각국의 모금으로 건축>

          * 이 사진은 함께 순례하였던 홍종원 형제님이 촬영한 것입니다. 

 

 

저희 본당 박준양 신부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강론 말씀을 받아적다보니 놓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문맥이 잘 통하지 않는 부분은 상상력을 이용해서 잘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어처럼 천상 예루살렘을 향해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광경을 TV를 통해서 보게 됩니다. 무엇이 이 사람들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일까? 부모님과 형제들이 서울에 있는 분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골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가족끼리 모이게 되는가?

 

시켜서는 할 수 없는 일인듯 싶고, 차 막히고 뻔히 고생하는 줄 알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무릎쓰고도 고향으로 고향으로 갑니다. 이것은 아마도 귀소 본능, 귀향 본능으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연적인 본능인듯 싶습니다.

 

북대서양과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연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습니다. 연어의 귀소본능이 인간의 귀소 본능과 아주 흡사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연어는 난류에서는 살지 못하고 차가운 한류속에서 살아가는데, 알을 낳을 때가 가까워지면 다시 태어난 곳을 찾아갑니다. 수천 km, 때로는 만 Km도 넘을 수 있는 거리를 헤엄쳐 갑니다.

 

바닷속을 지나, 바다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강으로 솟구쳐 오르고, 강에서 또다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아주 역동적입니다. 이 길은 험난한 길입니다. 긴 여행에 지쳐서 힘이 빠진 상태에서 계곡으로 펄떡 펄떡 솟구쳐 오르는 연어의 모습은 필사적입니다.

 

계곡에 이르면 바위 사이의 길들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수심이 낮은지라 야생곰에게 낚아채이기도 합니다. 인간도 연어의 적입니다. 많은 낚시꾼들이 연어를 노리고 있습니다.

 

처음에 여행을 시작한 수의 반 수 정도가 곰과 인간과 바위에 부딪쳐서 탈락하고, 나머지 반 수 정도가 그들이 태어난 지점으로 돌아갑니다. 그 지점을 기가 막히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산란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은 자연이 준 선물로써 창조주께서 주시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자연적인 귀소 본능입니다. 우리도 나를 낳아 준 부모님을 생각하고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우리 신앙인에게는 또 다른 귀소 본능이 있습니다. 일생의 삶이 하나의 여행과 같습니다. 우리는 삶속에서 무수한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합니다. 우리는 순례자에 불과 합니다. "인간의 본질이 이성적이다." 라고도 하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종교적이다." 라고도 합니다.

 

우리는 이 인생 여정을 끊임없이 걸어가는 여행길의 순례자입니다. 불가에서는 이 여행길을 비관적으로 보았습니다. 이 여행길을 고통으로 가득차 있는 고해라 하였고, 번민과 집착으로 가득찬 그 고통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연어가 헤엄치는 그것은 우리가 천상 예루살렘을 향해서 끊임 없이 헤엄치는 것과도 같습니다. 연어가 알을 낳고 또 다른 생명으로 나타나듯이 우리가 주님을 만나게 될 때, 거기에서 또 다른 영원한 생명이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인생 여정에서 쉬운 삶을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연어들이 열심히 헤엄치는 것처럼 우리도 연어같이 역동적으로 헤엄치지 않으면 하느님께 갈 수 없습니다. 연어가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갈 때, 그 거센 물살을 역류하면서 헤엄칩니다. 계곡물의 압력을 견디며 연어는 온 힘을 다해서 헤엄칩니다.

 

우리도 이 세상의 논리인 자본의 논리, 명예의 논리를 거슬러 소유한 사람이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억압하는 소유대신에 나눔을 지배대신에 섬김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이러한 역류하는 삶으로 끝내는 다치기도 하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힘들게 하여 쓰러졌을 때, 하느님께서 나를 보듬어 주시고, 새 생명으로 태어나게 해주실 것입니다. 연어의 삶에서 인생과 자연의 신비를 보게 됩니다. 그 안에 하느님의 법칙이 숨쉬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아야겠습니다. 이 연휴가 끝나면 우리가 가야할 길로 또다시 가야합니다. 엉뚱한 목적지로 가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열심히 헤엄쳐 가는 인생 순례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맙시다.

 

오늘의 응답송과 화답송에서 시편 저자는 "주여,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지나간 한토막 밤과도 비슷하나이다." 라 노래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고향, 하느님의 본향을 향해서 우리도 연어처럼 힘차게 헤엄쳐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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