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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8. 격정 다루기에 대하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1 조회수755 추천수9 반대(0) 신고



 

격정 다루기에 대하여

 

모세까지도 발에서 신발을 벗기 전까지는
불타는 덤불에 다가가지 못했네.
만일 그대가 모든 인식과 개념을 초월한 분을
보고 교감하고 싶다면, 우선 마땅히
사람을 움직이는 온갖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겠는가?

 

(기도 4)

 

에바그리우스의 주요 관심사는 우리가 잡념 없이 기도할 수 있는 것이다. 기도의 목적은 우리 생각들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오직 기도 중에 우리 자신을 잊을 때만 가능하다.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대신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주시하면, 나는 하느님 안에 있게 되고 그분의 사랑과 하나가 된다.

 

이렇게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첫걸음이, 에바그리우스에게는 모세가 그랬듯이, 우리의 신발을 벗는 것이다(탈출 3,5 참조). 그 신발은 격정의 상징이다. 격정이 우리 안에서 작용하는 한, 우리는 진실하게 기도할 수가 없다. 우리의 기도는 언제나 짜증, 질투심, 그리고 슬픔 따위의 방해를 받는다. 우리는 기도할 때 계속 음식에 대해 생각하거나 성적 환상이 떠오른다. 그럴 경우에 억지로 집중하려고 노력해 봐야 소용이 없다. 우선 격정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전부터 그것들에 익숙해졌건 또는 그것들과 투쟁을 해왔건간에, 우리는 다만 그것들을 보낼 수 있을 뿐이다. 격정을 다루는 적절한 방법은 기도를 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기도는 단순히 하느님께 집중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그보다 기도는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모든 것이, 특히 격정들이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에바그리우스에게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우리의 격정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격정들을 하느님께 내맡길 수 있고, 하느님께서는 그것들을 비추고 변화시키실 것이다.

 

우리가 그 격정들과 하나가 되면, 그것들이 우리를 지배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기도하는 것을 막는다.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또한 격정을 손에 넣는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격정을 먼저 받아들이고 손 안에 넣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것들을 내버릴 수가 있다. 그런 다음 나는 하느님 앞에 맨발로, 내 본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제 격정은 더 이상 하느님과 나 사이에 끼어들지 못한다. 신성한 사랑의 불은 가시덤불을 변모시켰듯이, 내 몸과 내 영혼을 관통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

 

 

-사막을 통한 생명의 길/ 안젤름 그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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