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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쟁자에게 고마워하기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1 조회수615 추천수9 반대(0) 신고

 

    경쟁자에게 고마워하기

 

1936년,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나치 세력이 창궐한 때였다. 독일의 히틀러는 올림픽을 통해 아리안 혈통의 우월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당시 육상 경기의 최고 선수는 "검은 탄환" 으로 불리던 미국의 제시 오웬스였다. 나치는 "유대인과 흑인을 올림픽에서 쫓아 내자" 고 연신 떠들어댔다.

 

오웬스는 나치의 이런 훼방에도 불구하고 1백 미터, 2백 미터, 4백 미터 계주와 멀리뛰기에 참가했다. 네 종목 중에서 오웬스와 견줄 만한 선수는 독일의 멀리 뛰기선수 루즈 롱 뿐이었다. 그만큼 오웬스의 실력이 출중했던 것이다.

 

히틀러는 루즈 롱을 직접 만나 "반드시 흑인 오웬스를 이기라" 고 명령했다. 멀리 뛰기 예선이 벌어지자 히틀러가 응원을 하러 왔다. 루즈 롱은 뛰어난 실력으로 순조롭게 결승에 진입했다.

 

드디어 오웬스의 차례가 되었다. 독일인들의 야유가 경기장을 뒤덮었고 그는 아연 긴장했다. 오웬스는 첫 시도에서 도약선을 넘는 실수를 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뜀판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뛰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

 

몇 번을 뛰려다 멈칫 거리며 망설이는 오웬스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도무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 광경을 보던 히틀러가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저 흑인 선수는 별 볼일 없다." 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루즈 롱이 히틀러의 퇴장을 기다렸다는 듯, 오웬스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더듬거리는 영어로 말했다.

 

 "저도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랬어요. 간단한 요령이 필요해요."

 

루즈 롱은 오웬스에게 수건을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것을 뜀뛰기 발판 몇 센티미터 뒤에 놓았다.

 

 "달려올 때 이 수건을 기준으로  삼아 보세요."

 

오웬스는 루즈 롱이 알려준 방식대로 했다. 신기록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마침내 결승전이 열렸다. 루즈 롱이 먼저 뛰었다. 세계 기록을 갱신 했다. 다음은 오웬스 차례였다. 오웬스는 루즈 롱을 향해 미소를 짓고는 힘차게 뛰었다. 그는 도약하는 순간, 자신이 세계 최고 기록을 새로 달성했음을 직감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오웬스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귀빈석으로 돌아와 앉아 있던 히틀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검둥이는 돌아가라" 고 떠들어대던 관중들도 숨을 죽이고 조용해졌다.

 

이때 갑자기 루즈 롱이 오웬스의 손을 높이 치켜들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제시! 제시!"

 

처음에는 침묵이 흘렀지만 사람들이 서서히 동조하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거대한 함성으로 폭발했다.

"제시! 제시! 제시!"

 

오웬스도 다른 한 손을 높이 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관중석이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오웬스가 목청껏 외쳤다.

"루즈 롱! 루즈 롱!"

관중들은 아까보다 더욱더 열띤 목소리로 호응했다.

 

"루즈 롱! 루즈 롱!"

이 순간만큼은 터무니없는 흑색 선전, 인종 차별도 사라졌다. 편견도 없어졌다. 선수와 관중들은 하나가 되어 진정한 승부의 감동에 빠져들었다.

 

제시 오웬스가 경신한 세계 신기록은 그 후 24년 동안이나 유지되었다. 게다가 그는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네 개를 차지해,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 선수 중 한 명으로 칭송받고 있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제시 오웬스는 지난날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세운 세계 기록은 언젠가 분명히 깨질 것이다. 하지만 루즈 롱이 내 손을 치켜들었던 그 광경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그의 말처럼 제시 오웬스와 루즈 롱은 역사에 함께 기록되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제시 오웬스의 영예가 운동장 안에서 온 것이라면 루스 롱의 영예는 운동장 밖에서 온 것으로, 그가 보여준 인류애에 대한 표창이라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또한 라이벌도 필요합니다.

   친구가 감정적으로 가장 든든한 격려자라면,

   라이벌은 이성적으로 가장 커다란 자극제입니다.

   라이벌의 자극을 잘 이용하면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벌은 "성장 촉진제" 입니다.

   라이벌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해보세요.

   우리를 단상 위에 올려 상을 받게 하는 것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바로 그 라이벌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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