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졸지 않고 잠들지도 아니하신다..."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3 조회수769 추천수11 반대(0) 신고

저녁밥을 짓는 시간... 제게는 주님과 함께 요리하는 시간입니다.

빵점 요리사인 제가, 신랑이 퇴근하기 전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뭐 대단한 요리를 한다고, 요리조리 옮겨다니며, 썰고, 닦고, 끓이고... ^*^

그 와중에도, 제 입술은 쉴새없이 조잘댑니다.

손은 계속 움직이고, 머릿속에도 해야할 일들로 계산이 가득하지만,

제겐 너무 소중한, 주님과의 담소시간 이기도 하거든요.

 

하루는 살살살~ 쌀을 씻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쌀이라는게 세게 씻으면, 영양분이 빠져나간다고 해요.

깨끗하게 먹자고 있는 힘껏, 세게 씻어버리면,

우리는 영양가 없는 밥을 먹게 되지요...

 

우리의 하느님이, 우리를 다루시는 손길이 바로, 이러하지 않을까... 라고 말예요.

있는힘껏 우리를 씻어버리고 표백시키시어,

천사의 마음을 품은 우리들을 만드실 수 있으심에도,

모든 인류가, 의인이 되게 하실 수 있으심에도,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은,

때로는 너무 무능력해 보일만큼 느리고 또 더디십니다.

어떤때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대체, 무엇을 해주고 계시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행여라도 우리가 당신 입김에 날아가 상처입지 않을까,

혹여라도 우리가 당신 손길에 터져버려 다치지나 않을까,

더욱 부드러운 입김으로, 더욱 조심스런 손길로,

우리를 감싸안고 계시는 우리의 하느님을 느꼈습니다.

 

매 끼니때 마다 씻는 쌀이지만,

쌀을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어요 ^*^

조금만 마음을 열면, 세상만사속에 숨겨 놓으신 주님의 선물이,

우리 주변에는 가득가득 쌓여있답니다.

그안에는, 주님의 애틋한 사랑이, 주님의 애환이,

그리고 당신의 깊은 뜻의 맛배기가 조금씩 담겨 있답니다.

우리가 찾아서 알아 주기를 숨죽여 기다리고 계신 주님!

우리가 그걸 찾아 내었을때,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주님을 느껴봅니다...

 

어제, 제가 존경하는 이인옥 세실리아 자매님께서,

꼬릿글에 달아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린이에겐, 어린이처럼,

 지혜로운 노인에겐, 달관한 도인처럼,

 당신을 열어 보여주시는 하느님..."

이 말씀이 제게는 어찌나 명쾌하였는지 모릅니다.

어찌나 와 닿았는지 모릅니다.

 

제가 언젠가 저희 신랑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하루종일 주님과 나눈 대화를 다 말해주면,

아마 저희 신랑은 하느님 안 믿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고요 ^*^

골룸바의 하느님은요, 정말 코믹만점!!!

길바닥에서도 배를 잡고 웃게 만드시는 하느님이시거든요 ^*^

 

그래요, 세실리아 자매님 말씀처럼,

우리 각자에게 다른 모습으로 당신을 열어 보여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이렇게 불렀었나 봅니다.

 

언젠가 로사자매님께서 "골룸바의 하느님" 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주님께서 들으시면 어찌하나, 깜짝 놀랬었는데요,

그것이 아니었어요~ 우리모두에게는 우리의 이름을 딴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기꺼이, 우리 각자의 하느님이 되시기를 자청하십니다.

늘 우리 곁에서 졸지도 아니하고, 지키고 계신 우리 각자의 하느님께,

최선을 다해 모시고, 최선을 다해 함께하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러나 결코 그 죄에 우리가 걸려 넘어지면 아니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서에서는, 두명의 이스라엘 임금을 말씀하십니다.

(집회서 47:2~11, 마르코 6:14~29)

 

다윗왕은 자신의 죄에 걸려 넘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죄로인해, 더욱 훌륭한 왕으로 거듭납니다.

천하를 다 얻은 왕이, 하느님앞에 옆드려 회개하는 모습을 보인,

가장 훌륭한 왕의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헤로데왕은 자신의 맹세때문에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는 죄를 범합니다.

비단 맹세때문만이 아니었겠지요,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은 욕망이 컷을 것입니다.

자신의 손톱만큼의 흠집이 두려워, 남의 목을 베어버린 것 입니다.

 

우리는 죄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죄인으로 태어났고, 또 죄인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 입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하느님께서 미워하신 다면,

정말 섭섭할 노릇일 것입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하느님께서 벌만 내리신다면,

어찌 세상을 살아가겠어요...

하지만, 우리 각자의 하느님은, 우리에게 가장 맞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해주시려고,

우리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더욱 애처롭게 바라보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더욱 사랑해 주고 싶어하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결코 졸지 않으시고, 애타게 짝사랑 하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언젠가, 제가 늦은 밤시간 기도중에 깜빡 졸게되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천상의 종소리가,

왼쪽 귓속에서 나와, 제 뒷통수를 타고, 오른쪽 귓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생전 들어본적 없는, 아름다운 종소리가 저를 깨웠습니다.

저는 늘 그렇게 주님앞에 졸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결코 졸지 아니하심을... 비로소 체험하였습니다...

 

이산, 저산 쳐다본다.

도움이 어디에서 오는가!

하늘과 땅을 만드신분, 야훼에게서 나의 구원은 오는구나.

네발이 헛디딜까, 야훼 너를 지키시며, 졸지 아니하시리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이, 졸지 않고 잠들지도 아니하신다.

야훼는 너의 그늘, 너를 지키시는이, 야훼께서 네 오른편에 서 계신다.

낮의 해가 너를 해치지 않고, 밤의 달이 너를 해치지 못하리라.

야훼께서 너를 모든 재앙에서 지켜주시고, 네 목숨을 지키시리라.

떠날때에도, 돌아올때에도 너를 항상 지켜주시리라, 이제로부터 영원히...

 

이제로 부터 영원히 저도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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