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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쉬자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4 조회수694 추천수11 반대(0) 신고

 

나해 연중 4주간 토 마르코 6, 30-34- 쉬자

 

 

어제 동기 신부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 보다 다섯 살이 많은 분이셔서 제가 형님, 형님 하고 부르는데, 주임신부님과 수녀님들과 함께 잠시 제주에 쉬러 왔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먼 제주까지 와서 제가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친절하게 말해주는데, 문득 ‘나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에 웃어보았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며칠 후에 있을 동창회 때, 보자며 대화를 마쳤습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둘씩 짝지어 파견했던 제자들이 돌아와 자신들이 할 일을 보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잠시 한적한 곳에 가서 쉬자.”며 제자들을 맞이합니다.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쉬자.”는 말씀의 의미를 묵상해 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아름답고 조용한 곳에 가서 놀거나, 푹 쉬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떠나 잠시 제주도에 머물며, ‘야 좋다!’ 라는 탄성을 지르는 것도 아닙니다.


한적한 곳에서 쉰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의 계획, 다짐을 세우며, 그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삶 안으로 깊이 들어가 그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시는 예수님 안에 머물며,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쉰다는 것은, 바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잠시 잃어버린 예수님을 다시 찾아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떠나, 혼자만 분주하게 사는 삶에서, 다시금 예수님께로 돌아와 그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 머무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마르타의 모습과 마리아의 모습이 있습니다.

두 모습 다 소중하고 필요합니다.

둘 다 소중하기에 어느 한 곳에 치우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한쪽으로 치우치게 합니다.

마르타의 모습으로만 살아가게 됩니다.

때문에, 마리아의 모습으로 예수님의 발치에 머무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바쁜 여정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

마리아의 모습으로 예수님의 발치에 머물며,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계획과 다짐을 세우는 것!

이것이 바로 한적한 곳에서 쉬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치열하고 바쁩니다.

때문에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찾아가 쉴 여유와 여건이 못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쉴 수 있는 이유는, 단 10분 만이라도 예수님 안에 머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우리가 머물 그 어떤 한적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그 삶, 그 자체가 바로 한적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그리고 마리아처럼 자주 한적한 곳인 예수님 안에 머물며 늘 재충전의 기쁨을 맛보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MOZART Rondo for piano in A major, K.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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