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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명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7 조회수868 추천수16 반대(0) 신고

 

나해 연중 5주간 화 마르코 7, 1-13- 계명

 

 

 

복음에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예수님께 따지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는 구실로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다’며 반박합니다.


그 근거를 “부모를 존경하라”는 계명이 있음에도 이를 잘 지키지 않고 대신 ‘코로반’ 이라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 혼란스러운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삶에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 입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삶에서 잘 드러내느냐 입니다.


한 자매가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살다가 어느 날 소위 사이비종교 단체에 빠지게 됩니다.

가정에만 충실하던 자매는 교회에 나가면서부터 삶의 중심이 깨져버립니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며... 교회의 가르침이라며... 없는 재산을 조금씩 교회에 갖다 바칩니다.

봉사와 전교활동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그 만큼 가정에 소홀하게 되고, 아이들은 거의 무관심속에 지내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가족간에 웃음이 피어나던 대화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대신 싸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가정이 엉망이 되자, 참다못한 남편이 ‘왜 당신은 교회에 돈을 다 갖다 바치냐? 가정은 이렇게 엉망인데, 교회에만 가냐? 가정이 중요하냐? 교회가 중요하냐?’고 묻자, 아내는 ‘교회가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족이 자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화의 여인의 말이 맞았습니까? 틀렸습니까?

신학적으로는 맞습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모임, 전체를 의미하고, 가정은 작은 교회이기에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신학이 아니라, 신앙입니다.

신앙적으로는 틀린 대답이요,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거스르고 부정하는 모습이요, 행동입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너희는 가진 것을 다 팔아, 나를 따라라”고 하셨습니다.

“가정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당신만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씀은 자신의 의지, 뜻을 버리라는 말씀이지, 사랑하는 가족을 버리거나, 재산을 없애버리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많은 재물을 가진 사람은 이웃을 도와주고 적절한 곳에 재물을 사용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람들에게 하늘에 재물을 쌓으라는 말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용하여 교회를 살찌려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자신의 이속을 챙기려는 행위일 뿐입니다.


모 교회에서 있던 일입니다.

한 자매가 교회에서 받은 사랑과 감동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정 기꺼운 마음으로 전 재산인 소중한 집을 교회에서 뜻있는데 사용하라며 봉헌합니다.

그 자매의 형편을 잘 아는 목사님은 순간 고민에 빠집니다.

교회의 재정 운영은 “하느님께서 도와주신다.”는 믿음으로, 교회 통장에 200만원만 남겨두고, 나머지 돈은 여기저기 뜻있는데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살아가는 교회였습니다.


재정위원회분들과 만난 후에, 목사님은 집을 봉헌한 자매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매님, 교회는 자매님의 아름다운 뜻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원칙상 바로 재물을 사용하기로 뜻을 정했습니다. 전에는 자매님의 집이었지만, 이제는 하느님의 집이 된 이 집을 교회는 자매님께 무상으로 주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든,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든 처분을 하던 이제는 자매님의 것입니다.’


참 멋있는... 진정 깨어있고 살아있는 목사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이름을 이용하는 성직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계명으로 자신을 살찌우는 성직자가 아니라... 진정 하느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교회의 가르침과 전통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분이셨습니다.

그런 모습이기 때문에 신자분들은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매 순간 감동이 끊이지 않았고, 자연스럽고 기쁘게 자신의 전 재산을 봉헌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나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가족, 그 가족을 엮어주는 가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이웃사랑도... 사랑의 실천, 나눔도 제일 먼저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구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이를 알았지만, 여인은 몰랐던 것입니다.

그만큼 하느님의 말씀과 계명을 잘 몰랐던 것이고... 그에 따라, 교회의 모습, 전통도 몰랐던 것입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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