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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 돌아 보지 마!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9 조회수1,125 추천수8 반대(0) 신고

 

 

                               뒤 돌아 보지 마!

 

                                              

 

 

만약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나타나셔서, 정든 고향인 광양, 제주도를 떠나라고 한다면, 제일 큰 아쉬움은 무엇입니까?

혹은, 내일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데리고 가겠다고 말씀하실 때, 우리를 두렵게 하고 미련이 남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삶에 대한 미련일까요?

더 살고 싶은데... 정이 들고 추억이 많은 이곳에서 많은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는 미련과 아쉬움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삶에 대한 애착을 꽉 쥐고 있는 것일까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여인은 남편과 두 딸과 단란하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든 고향을 떠나 온지 얼만 되지 않은 어느 날, 낯선 사람둘이 찾아와 남편에게 지금 살고 잇는 이 고장을 떠나라고 합니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낯선 사람들이 말한 장소로 떠납니다.

빨리 가라고 당부했기 때문에, 절대 뒤를 돌아 봐서는 안 된다고 심신당부 했기에, 마음속으로 “뒤 돌아보면 안 된다.”를 되뇌며, 쉴 새 없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대낮같이 환한 불빛이 보이며 무언가 멸망하는 듯한 느낌이 들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라.’는 명령에도 불고하고 뒤를 돌아보다가 그만, 소금 기둥으로 변해 버리고 맙니다.

‘왜 뒤를 돌아보았을까?’라는 후회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한순간에 소금 기둥으로 변해버려 더 이상 사랑하고 남편과 두 딸과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 여인이 바로 창세기와  복음에서 알려주는 “롯의 아내”입니다.

왜, 롯의 부인은, 그렇게 강조 했음에도... 스스로도 마음속으로 ‘뒤돌아보지 말자.’고 되뇌었음에도.. 뒤를 돌아보게 된 것일까요?

그 무엇이 이 여인으로 하여금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되게 한 것일까요?

단순히 두려움, 미련, 아름다운 추억에 가득한 정든 고향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요?


복음에 예수님께서 최후의 심판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최후의 심판, 종말은 기쁨과 행복의 순간이 아니라, 불행의 시간이요, 이 세상 모든 것이 파괴, 파멸되는 고통의 순간입니다.

이 종말의 때가 오면,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 애착이 있는 것들을 가지려하지 말고,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곧 롯의 부인처럼 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생각해 봅니다.

종말에 이 세상... 제주도.. 집.. 자동차 등이 파괴될 것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아니, 그 누구도 모릅니다.

파괴될 수도 있고, 그냥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느님과 대립되어 있는 것들이... 예수님과 반대하는 것들이 파괴될 것을 분명합니다.

예수님을 거부하는 그릇된 사상.. 풍조.. 비 복음적인 것..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하는 여러 행동들.. 물질만능주의.. 비인간화.. 남을 자신이 욕구대로, 마음대로 이용하려는 모든 것들이 파괴됩니다.


때문에, 혹 살면서, 조금이라도 이런 것들을 이용하며 살았다 하더라도, 그런 문화 속에서 생활한다 하더라도, 종말에는 예수님을 향해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달려가면서, “야, 저 물건은, 나에게 기쁨을... 쾌락을 주었는데.l. 양심의 거리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참 좋고 편안했었는데... ”라는 생각으로 달려간다면, 그리하여 뒤를 돌아본다면, 그 사람 역시 롯의 부인처럼 소금기둥이 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곧, 하느님을 거스르는 모든 것들과 함께 멸망하고 말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나에게 있어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하느님께만 피신하는데. 아쉬움이, 미련이 남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다 버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을 버릴 수도, 버려서도 안 됩니다.

그것만, 곧 하느님께 멀어지게 하는 그 하나, 혹은 둘만 버리면 됩니다.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나에게만 주신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하느님을 만나고, 사랑하게 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1악장 (Sinfonia)
Amsterdam Baroque Orchestra
Ton Koopman, Conductor & Or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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