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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3. 상처 다루기에 대하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1 조회수77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상처 다루기에 대하여

 

불만과 앙심을 잊지 못해 쌓아둔 채

기도해 보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샘에서 물을 길어 와

구멍투성이 항아리에 붓는 사람과 같다.

 

(기도 22)

 

여기서 에바그리우스는 또 다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가 형제자매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우리를 성가시게 해서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 불만과 앙심을 잊을 때에만, 우리는 기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것이 이루어지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처지에 놓이면,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성가신 느낌이나 괴로운 느낌이 우리 안에 그냥 나타난다. 그것들을 밀어제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억누르면, 그것은 특히 기도할 때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억누르는 대신에, 우리는 그 느낌을 바라보며 하느님께 내맡겨야 한다. 나는 하느님께 이 사람 혹은 저 사람이 나에게 매우 많은 상처를 입혔다고, 그 상처들과 내가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씀드린다.

 

나는 다른 이를 비난하지 않는다. 또 내가 그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고 해서 자책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그 불만을 하느님께 내어드릴 때, 나는 나 자신과 그것 사이에 약간의 거리를 둘 수 있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보낼 수가 있다. 나는 그것을 가지고 계속 작업해서는 안 된다. 나는 그것을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을 하느님께 넘길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그것으로부터 자우로워진다.

 

에바그리우스는 자신의 상처를 계속 들추어내고 그 과정에서 자기 연민에 빠져드는 사람을, 우물에서 물을 길어 와 구멍투성이 항아리에 붓는 사람에 비유한다. 기도는 우리가 마시거나 혹은 우리 영혼의 밭에 댈 물을 길을 수 있는 샘이다. 어쨋든 우리가 구멍투성이 항아리에다 물을 붓는다면, 그것은 모두 새어 나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런 기도 역시 아무 효과도 없다. 기도의 물이 내 영혼의 밭에 배어들어 그 땅을 비옥하게 하려면, 나의 모든 불만과 앙심을 하느님께 맡겨드려야 한다. 그러면 그것들은 더 이상 내 영혼을 좀먹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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