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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당신의 영원한 몽당연필!"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4 조회수838 추천수15 반대(0) 신고

작년말 성령기도회에서,

구일기도를 함께 봉헌 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세계평화와 성령충만의 삶을 위해,

그리고 교황님과 모든 사제들을 위한 지향으로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지향을 하나씩 추가 할수 있었는데요,

저는 그 마지막 지향을 정하기 위해서 무척 고민했었습니다.

 

사실, 제 자신을 위한 구일기도를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나 이번만은(불끈!) 제 자신을 위한 기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제 자신을 위한 기도를 하려니,

지향 정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테레사 수녀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쓰시는 작은 연필일 뿐입니다..."

 

그말씀이 제게 어찌나 감동적이던지요...

하루종일 연필에 대해서 생각, 또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제게 아주 특별한 아이디어를 던져 주셨던 모양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끔, 제 마음과 영혼을 열어 주셨던 모양입니다.

 

연필이란것은, 쓰여지기위해 만들어진 것 이지만,

누군가 써주는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깎여지지도, 쓰여지지도 않는 나약한 존재 였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 의해 쓰여지기 시작하면,

생명이 다하는 날 까지 깎여지고, 쓰여질 것 입니다.

늘 그 누군가의 소지품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꼭 필요한 소지품이 될 것 입니다.

 

하지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쓰여지는 대로 쓰여져야 한다는 것 입니다.

결코 스스로 무언가를 쓰려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 입니다.

주님의 손아귀에서 내 나름의 것을 쓰려한다 한들,

쓰여지지 않을 것이며, 곧 부러지게 된다는 것 입니다.

 

늘 주님의 호주머니 속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루 24시간 쓰여지지는 않더라도,

주님께서 꺼내 쓰고 싶으실때, 언제든지 꺼내 쓰실수 있는,

주님만의 예쁜 연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연필은 쓰면 쓸수록 작아 지지만,

주님의 연필은 쓰면 쓸수록 키가 자라날 것이라는,

우스꽝스런 골룸바의 발상이 새록새록 피어올랐습니다. ^*^

 

드디어 역사적인 제 구일기도의 첫지향을 정했습니다!

 

"주님! 당신의 작은 몽당연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의 호주머니 속에 살고 싶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쓰시고자 하실때에,

 언제든지 꺼내 쓰실 수 있는 작은 몽당연필이 되게 하소서.

 다만, 제 모든 의지와 자아를 이 소망과 함께 봉헌하오니,

 언제까지나 제 뜻이 아닌 당신의 뜻대로만 쓰여지는 연필이 되게 하소서..."

 

이렇게 정해놓고 나니, 어찌나 제 마음에 들던지요 ^*^

정말 열심히 기도드렸습니다.

제 스스로를 위한 기도이기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연필이 되고픈 희망이 불끈불끈 솓아올라서,

늘 기도중에 희망과 꿈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기도가 끝이난게 언젠데, 저는 바보같이 얼마전까지 언제 들어주시려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뭐예요...

얼마전, 주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제게 "나의 딸아", "내 사랑하는 딸아", "내 귀염둥이"... 이렇게 부르시는데,

그날은... 편안히 눈감고 있던 제가,

주님의 한말씀에 감고있던 눈을 번쩍!!! 뜨게 되었습니다.

 

"내 작은 몽당연필아..."

 

무디고 둔한줄은 알고 있었지만,

제가 이렇게 눈치가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이곳 묵상방에 글을 쓰게 된 것이,

바로 주님께서 저를 쓰시고 계시었다는 것을 말예요... ^*^

 

그래요, 그제야 생각을 해보니,

제가 이 묵상방에 글을 처음 올릴때가,

바로 그 구일기도의 끝무렵이었습니다.

눈치없는 딸, 둔하디 둔한 딸...

얼마나 답~답~ 하셨으면 그리 불러 주셨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

 

매일아침 제게 담아주시는 주님의 말씀과,소중한 깨달음을,

세상에서 가장 기쁜 마음으로 노래 하고싶습니다.

좋은 노래,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듯이,

우리 주님의 애틋한 사랑, 주님의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완고함에 무척 걱정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오천명을 배불리 먹이신 모습을 보고도,

제자들은 빵을 걱정 합니다. (마르코 8:14~21)

 

주님께서 제기도를 들어주시어,

제가 당신을 위해 이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시었는데도,

제 마음이 무뎌서, 그를 알아체지 못하고,

늘 걱정했던 모습과 같아 보입니다.

글을 써본적 없다는 이유로, 자신 없어 걱정했고,

어린 내가 당돌해 보일까 염려했고,

이것이 과연 하느님을 위한 일인지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

이는 모두 저의 완고함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제 완고함이 괜한 걱정을 낳고, 두려움을 낳는다고 하십니다.

제 마음이 무뎌서, 당신께서 보여주시는 것을 놓치는 것이 너무도 많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오로지 선하신분,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야고보서 1:12~18)

 

늘 우리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시는 분이 바로 우리 하느님 이십니다.

기도를 하기가 무섭게, 더 큰 선물 준비하시어 잠든사이,

내 머리맡에 놓고 아침까지 숨죽여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아침에 그 선물을 보고 기뻐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시기 위해서 말예요...

하지만, 매일아침 우리가 보여드리는 모습은,

새날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찬미가 아닌,

손가락 꼽아가며, 쉬는 날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어제, 천지창조에 관한 글을 써서 묵상방에 올리고,

조용히 밖으로 나가서 늦여름 햇살을 받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기운이 없냐시는 주님의 말씀에,

"모르겠어요. 너무 피곤해요. 월요일이라 그런가봐요..." 대답했습니다.

재치둥이 우리 주님께서는 또 저를 쓰러뜨리셨습니다.

"오늘은 내가 빛을 만든날~ 그래도?" 말씀하십니다 ^*^ ㅋㅋㅋ

한바탕 또 웃고야 말았습니다 ^@@^

 

그래요, 늘 새로운날 새로운 선물 주시고 싶으신 우리 하느님 이세요.

우리들의 완고한 마음으로 굳게 닫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시는 우리 주님 이세요.

오늘은 우리 모두의 굳어진 완고한 마음에,

새살이 날수 있는 새날이 되기를 기도드려봅니다 ^*^

 

나는 당신의 영원한 몽당연필...

당신께서 가시는 곳 어디든 함께 가며,

당신께서 쓰시고자 하시는 모든것을 제 몸 깎아 쓰나이다.

당신 손아귀에서 가장 행복하며 기쁜 제게 입맞춰 주소서...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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